◎천5백명 법석,겉모양에 관심 쏠려/미 여행 알선 등 소비 조장도/입장료 천원에 행운권… 수입상끼리 홍보전외국산 가전제품의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처음으로 열린 미국최신가정용품 판매전시회에 많은 소비자들이 몰려들어 과소비ㆍ외제선호풍조가 여전함을 드러냈다.
주한 미대사관과 미상무성주최로 지난23일부터 3일동안 서울 중구 조선호텔1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전시회에는 연인원 1천5백여명의 소비자들이 몰렸다.
전시회 마지막날인 25일 하오에도 전시장은 줄이어찾는 소비자들로 꽉 들어찼고 이들을 상대로 두산진흥기업 등 12개 수입상들이 저마다 상품소개내용을 담은 비디오를 틀어놓고 제품홍보에 열을 올렸다. 일부매장에서는 「평생고객사은대잔치」 「VIP고객사은잔치」 등의 즉석판촉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참가회사들은 저마다 방명록을 마련,구경하는 소비자들에게 서명을 하도록했으며 화장품매장에서는 즉석에서 메이크업을 해주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이번전시회에는 일반소비자외에도 경쟁회사와 관련회사들이 상품정보를 알기 위해 부지런히 정보수집을 하는 모습도 눈에 많이 띄었다.
전시된 제품들은 냉장고,세탁기,가스레인지 등 가전제품이 대부분이었으나 화장품,이이스크림,주류,살충제,공기청량제,가구용왁스,가정용세제까지 다양했다.
특히 가정용품과는 상관도 없는 미국여행 및 사랑의 유람선탑승 알선창구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와 여행자 수표발급매장도 끼어있어 소비자들의 과소비심리를 부추기기도 했다.
주최측은 전시회를 관람하는 소비자들에게 1천원씩의 입장료를 받았고 하와이무료 여행 및 사랑의 유람선항해권과 호텔뷔페권 등의 경품이 있는 행운권추첨행사를 마련해 놓기도 했다.
전시된 제품들은 가스레인지가 80만∼1백40만원대,냉장고는 1백만∼2백만원대로 국내제품보다 훨씬 비쌌고 식기세척기나 세탁건조기 같은 것들도 1백만원을 상회한다.
관람객들은 대부분 가격보다는 제품의 디자인과 크기 등 외양에 관심을 쏟는 모습이 많았으며 즉석에서 주문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사는 유모씨(45ㆍ여)는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사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는데 초청장이 와서 구경나왔다』며 『물론 국산을 사용하면 좋겠지만 제품의 디자인이나 내구성 등이 뛰어난 외제품을 쓰는 것이 잘못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신문광고를 보고 전시회에 왔다는 고모씨(51ㆍ서울 강서구 화곡동)는 『와서보니 제품수입회사들이 대부분 대기업인데 놀랐다』며 『지금같은 수출부진과 경기침체 상황에서 이런 전시회를 연다는 발상자체가 잘못된데다 소비자들도 외제라면 무조건 좋다는 인식을 하루 빨리 버려야할것』이라고 말했다.【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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