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무,경제 부총리에 “즉각 수교”주장/소 상공회 “투자 원하면 즉시 허가” 약속○…방소 4일째를 맞은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과 박철언정무1장관등 방소단은 23일 소련 경제담당부총리인 시타리얀 대외경제위원회의장을 소련 내각사무국 청사에서 만나 정부 대 정부의 첫 공식접촉을 실현.
김최고위원과 박장관,김상하대한상공회의소회장 구평회럭키금성상사회장 등은 이날 정부공식대표인 박장관을 내세워 경제협력의 전제조건으로 한소 수교를 공식으로 제기.
이날 박장관은 『수교를 위한 공식협상을 즉각 시작하자』고 초반부터 강력한 수교의사를 표시,약 50분간에 걸친 회담분위기는 농담 한마디없이 진지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고 박희태대변인이 전언.
이날 박장관의 수교및 경제협력에 관한 3가지 방안 제시에 이어 김상하대한상공회의소회장은 『외교관계가 없이는 한국정부가 우리기업들의 소련진출을 강력히 지원할 수 없으므로 투자의 안정성을 위한 투자보장협정,투자이익에 대한 과세및 과실송금 등에 관한 협정체결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원 사격.
구회장도 『현재 한소는 서로가 원하는 만큼 경제협력이 되고 있지는 않다』며 『한국기업은 투자여건이 불비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소련측은 국익에 맞지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해 증진과 함께 조속한 문제해결의 방안을 촉구.
김최고위원도 나서 『한소 수교는 이 시점에서 꼭 이루어져야 할 역사적 과제』라며 『양국간의 정치ㆍ외교적 발전이 경제협력관계를 더욱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선수교의 필요성을 강력히 피력.
○…이에 앞서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 일행은 22일 상오 10시50분 (한국시간 하오 4시50분) 모스크바 시청으로 사이킨시장을 방문,서울모스크바간 자매결연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며 1시간 동안 환담. 김최고위원은 21일의 고르바초프면담결과에 대해 만족한 듯 시종 밝은 표정.
김최고위원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성공해서 아시아및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영사처의 총영사관 승격문제에도 언급.
사이킨시장은 김최고위원을 맞아 『건강한 모습을 보니 일도 잘되는 모양』이라고 말하자 『지난해 보다 훌륭한 대표단을 맞이하게 되어 영광이며 서울모스크바간에 교류를 충실히 진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피력.
이 자리에서 공노명영사처장은 총영사관 개설문제와 관련,『대사는 그 자격이 국가원수를 대신하는 것인데 비해 총영사는 정부대표자격이므로 완전한 외교관계수립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넓은 의미에서 공식관계가 수립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
김최고위원을 수행한 김우석의원은 서울시와 모스크바시의 자매결연을 희망하는 고건서울시장의 뜻과 서울시 현황자료를 전달했으나 사이킨시장은 『모스크바시의회가 해산돼 일주일 뒤에 새로 구성되는 시의회 집행부에 결정토록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해 즉석 자매결연체결은 불발.
그러나 사이킨시장은 『누가 시장이 되든 관계없이 자매결연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부연.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을 수행중인 김상하대한상의회장,구평회럭키금성상사회장,오경의ㆍ이행구의원 등은 22일 하오(현지시간) 소련상공회의소를 방문,한국기업의 소련진출시의 어려움을 설명하고 도움을 협조.
구회장은 『야코블레프정치국원을 만났더니 한국과의 교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불평하더라』며 『그러나 우리 기업이 소련에서 일을 하고 싶어도 사무실을 준비할 수 없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하고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촉구.
이에 카나예프 소련상공회의소부회장은 『규정이 한달후면 바뀔 것』이라며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
구회장은 또 『한국기업이 소련에 투자를 원할 때 어느곳에서 승인을 받아야 하는지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하자 카나예프소장은 『한국기업에 관한한 상공회의소가 허가권을 갖고 있다』며 『한국기업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허가해 주겠다』고 약속.【모스크바=조명구특파원】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의 「방소외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외무부는 김고르바초프의 극비회동에 이어 23일 또 다시 「한소 총영사관설치 합의」라는 새로운 소식이 보도되자 일단은 환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다소 불만스런 기색을 보여 눈길.
외무부관계자들은 한소 총영사관설치 보도와 관련,『보도가 사실이라면 양국관계가 준외교관계로 격상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반가워 하면서도 『그러나 정식외교경로를 통하지 않고 양국 집권당간의 접촉에서 그런 합의가 가능한 것인지는 좀 생각해 볼 일』이라고 회의적인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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