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회 임시국회가 무위로 끝나자 여야는 각자 따로 제갈길을 찾아나서고 있다. 거대 신당 민자당은 아직도 어수선한 집안을 정리하느라 바쁘고 야당인 평민당은 약소한 입지를 어떻게 하면 강화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다.국회가 문을 닫고 있는동안 민자당은 전국적으로 지구당창당대회를 개최하는 등 지방까지 창당마무리작업을 해야할 처지인 반면 평민당은 전국 주요도시에서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고 합당에 대한 공세를 취할 태세이다. 국회라는 장내를 떠나 장외에서 한바탕 공방전을 벌일 모양이다.
눈에 띄게 줄어들긴해도 학원사태가 개학과 함께 재발되고 있고 노사분규 역시 종전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재연의 소지를 안고 있는 불안안 봄철이다.
게다가 어렵다는 경제도 그동안 갈팡질팡해온 정책이 새 내각의 출범으로 어떻게 바뀔지 국민들은 역시 불안한 눈초리로 주시하고 있는 요즘이다.
또 금년 6월안에는 실시한다고 여야가 몇번이나 다짐해온 지자제실시약속이 허물어져 언제나 실현될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동안 성급하게 표밭을 다져온 각 지방의 정치지망생들은 멍한 표정들이다.
생활이 어려운 서민이 대부분인 광주사태관련 피해시민들은 10년이 지나도 풀리지 않는 보상문제에 지쳐있다.
이처럼 불안과 가득한 봄철에 여야가 다같이 장내정치는 망가뜨려 팽개쳐놓고 장외로 발길을 돌린다니 국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민자당은 지구당대회를 옥내에서 한정된 당원들만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국민들을 불안하게할 정도의 정치집회는 아니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이 모인 가운데 열기가 오르다보면 분위기가 흥분될 수도 있고 상대당을 격렬하게 공격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민자당은 그런대로 시끄럽지 않게 넘어갈 수 있다 하더라도 평민당이 옥외군중집회를 강행할 경우 다소 불안요소가 있는게 사실이다.
거대여당의 3분의 1밖에 안되는 약소야당으로서는 장내에서 아무리 악을 써보았자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기 때문에 장외로 나가 국민에게 직접 호소할 수 밖에 없는 처지를 모르는바 아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꼭 그런 방법밖에는 없는가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과격시위학생들이나 흥분된 시위근로자들을 자극할 우려도 있고 군중집회자체가 국민의 공감을 얻기보다는 강경투쟁 이미지를 남겨 오히려 손해볼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그 보다는 국회소집을 여당측에 계속촉구하는 방안이 더욱 명분과 설득력을 지닐 수 있을 것이다. 국회소집을 아무리 요구해도 뚜렷한 이유도 없이 들어주지 않을 경우에는 장외로 나가는 명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사전절차도 없이 처음부터 장외로 나간다면 국민의 이해와 호응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평민당이 지금 빠른 시일내에 국회를 열자고 요구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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