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에 실시됐던 동해시 재선거는 현지 시민들은 물론 국민모두가 두번다시 생각하기 부끄럽고 창피했던 선거였다는데 이의가 없을 것 같다. 그토록 어지러웠던 선거부정과 관련,법원이 당선자를 포함한 당시의 후보전원에게 1백만∼1백50만원의 벌금과 일부운동원들에게 실형을 선고한 것은 눈여겨지는 일이다. 말로만 불법선거 방지를 외쳤지,벌금형이나마 후보들의 탈법에 대한 응징은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물론 대법원의 최종판결을 기다려야 하겠으나 이번 판결은 법원이 선관위의 부정고발 사례를 받아들였다는 것과 형량도 당선무효화 피선거권을 장기간 박탈할 수 있는 유죄선고를 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하기야 헌정 42년간 숱하게 선거를 치를때마다 대소부정으로 얼룩지지 않은 때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특히 80년대 들어서서 후보자들의 부정과 탈법양상이 한층 격심해져 선거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크게 저상시켰었다. 선거만 치렀다 하면 부정과 탈법의 잔치가 벌어졌고 그것이 당연시 돼왔다. 솔직히 말해 13대 총선거,동해시와 영등포 을구 재선거는 여야 할 것 없이 공명ㆍ공정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불법선거의 전형이었다.
이같이 불법ㆍ부정이 자행됐던 것은 선거운동의 과열에도 원이이 있지만 현행 국회의원 선거법의 운동규정이 너무나 규제일변도 인데다 아무리 부정을 저질러도 끝나면 흐지부지라는 선거 뒤처리의 관행에서 너도나도 수단방법을 가리지않고 붙으면 그만이라는 잘못된 분위기가 더욱 조장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행선거법이 우리의 선거운동을 규제하는 엄연한 실정법인 한 그의 준수를 후보자측은 물론 당국마저도 등한히 한다면 그것은 우리사회의 준법분위기 자체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비록 1심이긴 하나 사법부가 제동을 걸어줬다는 것은 여간 다행스럽지 않은 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는 이번 유죄선고가 온국민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구 서갑구 등의 재선거를 앞두고 내려졌다는 데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여권의 핵심을 이루는 소위 TK내부의 힘겨루기인 대구선거는 벌써부터 과열과 갖가지 불법양상으로 선관위가 일부 후보에게 경고까지 하고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선관위나 사법기관의 개입이전에 대구선거야 말로 신여권의 공명선거 의지,더 나아가서는 신사고가 행동으로 표현되길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이제 부정선거는 이땅에서 추방해야 한다. 부정선거의 후유증과 부작용에 대해 우리국민들처럼 수난을 당했고 또 잘아는 국민도 없을 것이다. 부정선거로 당선된 정치인들이 이끌어가는 정치나 국정운영의 결과가 어떠했는지 모두가 너무나 잘알고 있지 않은가. 부정선거야 말로 정치불신 정치불안 정치부패의 모태인 것이다. 줄곧 1당 독재체제 아래 형식적 투표만 해왔던 동독 국민들이 42년만에 처음 실시된 선거를 한건의 사고나 불법ㆍ부정 사례없이 민주적이고 자유스럽고 공정하게 치렀다는 것을 우리는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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