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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인들 “조기통독” 선택(거대 독일의 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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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인들 “조기통독” 선택(거대 독일의 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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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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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식 풍요한 경제」 약속에 매료/콜,추진력 강화… 연내 통독 노릴 듯18일의 동독 자유총선에서 보수우파연합인 기민당 등 3개정당의 「독일연합」이 예상을 뒤엎고 압승함으로써 독일통일 추진에 가속도가 붙게됐다.

동독기민당(CDU)의 승리는 헬무트ㆍ콜 서독총리가 이끄는 서독기민당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은 결과이며,통독안 등 정강ㆍ정책이 동일한 동ㆍ서독의 양정당이 공산당 일당독재 폐지 후 제휴를 해온 만큼 정당차원의 정치적 통일은 사실상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동독 기민당의 정강ㆍ정책은 이미 알려진 대로 ▲서독헌법 23조에 따른 합병형식의 통일 ▲자유시장경제도입과 도이취마르크로의 통화통합 및 사유재산권 인정 ▲유럽통합의 구도하에서 2000년까지 비군사화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어 콜 총리가 제의한 정치ㆍ경제ㆍ군사적 통독안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독일통일은 동독신의회구성­통화동맹결성­서독귀속결정­통일의 수순에 따라 시기를 크게 앞당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이같은 통독절차는 서독 헌법23조를 원용하는 방식인데,이번 선거에서 2,3위를 차지한 사민당(SPD)과 민사당(PDSㆍ구 공산당)이 서독에로의 흡수ㆍ합병형식의 통일방안에 반대하고 있으나 선거결과에서 이미 동독국민들의 여론이 드러난 만큼 우파세력들의 일방적인 연합공세로 조기통일을 선언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뚜렷한 정치지도자도 없었던 「독일연합」은 선거막바지에 볼프강ㆍ슈누르 민주출발 당수의 비밀경찰 정보원 경력이 드러나 고전이 예상됐었다. 예상을 뒤엎고 초반부터 우세를 보였던 사민당을 누른 이유가 바로 국민들의 조기 통일염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분석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게한다.

이번 선거에서 기민당은 콜 총리의 열렬한 지원유세와 선거자금지원으로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농촌지역에서 몰표를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수 동독국민은 예금액을 서독마르크와 1대1로 교환해 주겠으며,독일연합이 집권하면 1백50억마르크의 원조를 제공하겠다는 콜 서독총리의 제안과 동독 기민당의 자유시장경제 채택공약 등 「보라빛 청사진」에 매료돼 독일연합에 압승을 안겨줬다.

풍요로운 서방식경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에서 구체적인 경제난 타개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동독의 자존심만 강조한 사민당을 외면한 것이다.

선거 후 이런 국민들의 여망을 반영하듯 로타르ㆍ데메지에르 기민당수는 신속한 경제통합과 시장경제화를 약속하면서 『통일은 어떤 전제조건이나 부가사항을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뵈메 사민당수도 『국민들은 대부분 통일에 대한 지름길을 택했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제2의 비스마르크」를 꿈꾸고 있는 콜 총리는 이번 동독선거가 자신의 의도대로 된 만큼 경제ㆍ사회적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한편,미 영 불 소 등 전승 4개국과의 협의도 빠르게 진행시켜 가능하면 오는 12월 서독총선 이전에 통일을 마무리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독 재무장관의 말대로 통화통합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가능해져 벌써부터 올여름까지는 양독 통화동맹이 결성되리라는 전망이 나돌고 있다.

조기 통일을 추진하고 있는 동서독 기민당 정권은 그러나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우려와 반발에 부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서독 사민당은 이번 선거결과에 실망감을 표시하면서 기존정책의 고수를 천명하고 있다. 동독 기민당과 사민당 역시 정책상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어 동독 신정부 구성에 있어 연정이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형편이다.

일찍이 「제4제국」의 부활에 우려를 표시해 온 전승 4개국과 폴란드 등 이해당사국들도 기민당의 압승이 「게르만 민족주의」의 새로운 탄생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어 독일의 통일가도에 걸림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총선결과 대세는 명백히 독일통일이 조속히 실현돼야 한다는 것으로 귀착된 만큼 양독 기민당의 운신의 폭 여하에 따라 그 속도는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연정의사를 밝히고 있는 기민당은 파트너 선택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할 것으로 보이는데,현 서독정권의 방식대로 「자유민주연합」에 연정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통일이 범국민적 의사인 점을 전제로 과거 서독의 기사 대연정처럼 동독이 일치단결해 있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사민당과의 제휴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862년 비스마르크가 재상에 취임하고 보불전쟁에 승리한 이후 독일은 1890년 3월18일 비스마르크를 퇴진시키고 빌헬름 2세가 명실공히 「제2제국」으로 유럽을 석권했다.

그로부터 1백년이 지난 현재 독일은 재통일을 눈 앞에 두게 됐다.

3월18일이란 날짜가 독일 역사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 두번째 날로 등장하게 된 셈이다.【이장훈기자】

▲동독 약사

▲45년 5월7,8일=독일의 무조건 항복으로 2차세계대전 종식.미 영 불 소 4개국 분할점령.

▲48년 4월1∼49년9월30일=베를린 봉쇄 및 대공수작전.

▲48년 6월20일=서방 3개 동맹국이 자국관할지역에 공용통화제 도입. 소련도 4일 후 별도의 통화제 실시로 독일분할 기정사실화.

▲49년 5월23일=본을 수도로한 독일 연방공화국(서독) 수립.

▲49년 10월7일=동베를린을 수도로한 독일민주공화국(동독) 수립.

▲53년 6월17일=동베를린 노동자폭동 발생.

▲61년 8월13일=동독,베를린장벽 구축.

▲70년 3월19일=빌리ㆍ브란트 서독총리,서독지도자 최초로 동독방문.

▲72년 12월21일=동서독 기본조약 체결.

▲87년 9월7∼11일=에리히ㆍ호네커,동독지도자 최초로 서독방문.

▲89년 5월2일=헝가리,대오스트리아 국경 개방으로 수만명 동독인들이 헝가리 경유 서독으로 탈출.

▲89년 10월18일=에곤ㆍ크렌츠,호네커 이어 국가평의회 의장 취임.

▲89년 11월9일=동독,베를린장벽 철거.

▲89년 11월13일=한스ㆍ모드로 총리 취임.

▲89년 12월3일=공산당 권력독점을 폐지하고 자유선거 약속. 츠 당수직에서 사퇴.

▲90년 2월1일=모드로 총리,고르바초프와 회담 후 독일통일안 안.

▲90년 2월20일=동서독,통화 합회담 개시.

▲90년 3월14일=2차대전 4개 전승국과 동서독,통독의 안보문제에 대한 2+4회담 시작.

▲90년3월18일=동독,최초의 자유선거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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