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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둘러싼 힘겨루기 계속 팽팽/대구보선 여­정대결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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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둘러싼 힘겨루기 계속 팽팽/대구보선 여­정대결 새 국면

입력
1990.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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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기대” 표현 갈수록 노골화/정씨 “결코 사퇴 않는다” 단호/YS도 “포기할 것” 가세… 설득ㆍ압력 막바지 분석○…정호용 전의원이 부인 김숙환씨의 자살기도사건이 던진 파문 속에서 불퇴전의 뜻을 더욱 분명히하고 있는 가운데 민자당 지도부들이 19일 일제히 정의원의 「도중하차」를 공공연히 「기대」해 관심을 끌고 있다.

김숙환씨의 자살기도 동기가 남편의 출마포기를 촉구하는 유ㆍ무형의 여권의 「권유」에 따른 심리적 압박 때문이었다는 얘기와 맞물려 대구서구갑 보궐선거의 복잡한 이면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이와 관련 김씨 자살기도 전날인 15일 노태우대통령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접촉했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 여권이나 정씨 진영은 이같은 설을 모두 부인하고 있으나 김씨 행동의 전후사정이나 보궐선거에 임하는 여권의 곤혹스런 입장 등 「여러 방증」이 설득력있게 제시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동안 여권 고위관계자들이 정씨와 접촉,사퇴를 설득해온 것은 알려진 사실이나 정씨가 16일 하오 부인 김씨의 자살기도 사건 직후 후보등록을 마친 데서 보듯 정씨의 뜻을 꺾기엔 애당초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따라서 마지막 반전을 위해선 어떤 형식이든 대통령과 정씨의 직접적 교감이 필요한 것이란 얘기는 정가의 공공연한 관측이었고 이것이 후보등록일을 전후한 정씨 진영의 불안정한 표정과 맞물려 「노­정회동설」을 낳았을 것이란 해석이다.

그러나 정씨나 부인 김씨가 19일 후보사퇴를 재차 강력 부인함으로써 「노­정회동설」은 진원지를 확인할 겨를도 없이 잦아들고 있는 느낌. 반면 대구 현지나 민자당지도부 내에선 정씨가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사퇴할 것이란 적극적 희망과 나름의 분석을 강조하고 있어 금명간 중반전으로 치달을 이 지역 보궐선거는 결과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후보들의 거취도 끊임없이 주목을 받을 것 같다.

○…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은 19일 아침 방소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씨가 16일 낮 후보등록 직전에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면서 『당시 나는 의원직 사퇴때의 잘못을 되풀이해선 안되며 이번에 재차 용단을 내리지 않으면 영원히 살아날 길이 없을 것이라고 충고했다』고 소개. 김최고위원은 이어 『정 전의원이 멀지않아 승리할 수 없음을 깨닫고 사퇴할 것으로 본다』고 단정적 「전망」도 서슴지 않았는데 정씨가 18일 저녁 보도진에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후보를 사퇴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표명한 것과 대조적.

또 박태준최고위원대행은 김최고위원의 말에 대해 『나도 그렇게 희망한다』고 어조를 완화시키면서도 『김최고위원의 방소중 변화가 있길 바라며 그런 방향으로 노력중』이라고 말해 여권의 설득작업이 새로운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음을 시사.

이와 함께 그동안 정씨의 사퇴를 낙관적으로 보아왔던 박철언정무1장관은 『여권 전체의 화해와 재단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상대가 있는 만큼 단정적 예상은 어렵다』고 말해 전체적 여권기류와 같은 톤을 유지했는데 박장관은 일요인 18상오 대구 현지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받기도.

민자당지도부들의 이같은 태도를 뒤집어보면 정씨 진영이 주장해온 여권의 권유노력이 가일층 적극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 민자당 당직자들은 대구에 머물면서 『이 상태로 선거가 가열되면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며 『여권으로선 마지막까지 문후보와 정후보간의 정면대결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민자당지도부의 말을 뒤집어보면 정씨의 일전불사의지가 그만큼 굳다는 것이며 따라서 지금까지의 「외곽포위작전」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 특히 현지의 분위기가 좀처럼 여권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게 여권관계자의 「고충」이고 『선거운동조직원들이 여러가지 권유에 못이겨 어려움을 표시해왔다』는 김씨의 항변에 여론이 쏠리고 있음도 주목해야 할 대목.

○…노­정회동설은 일단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여권이 정씨를 또 한번 사퇴시키는 마지막 수순이 되리라는 개연성은 여전한 상태. 여권소식통들은 『정전의원이 먼저 사퇴결심을 굳혀야 두 사람의 회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이나 현지에선 『노대통령이 정전의원의 어려운 입지를 감안,각별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얘기가 적지 않다.

연유야 어떠하든 정씨가 후보등록 직전 다소의 심적 동요를 일으켰다는 주변의 얘기를 미루어보면 15일을 전후,제3자를 통한 대통령의 의사가 전달됐을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정씨의 현재 태도는 대통령의 「주문」을 거부한 것이되나 관측통들은 정씨의 후보사퇴가 아직 무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대구선거는 후보자간의 표밭갈이에 대한 관심에 앞서 후보사퇴를 둘러싼 여권과 정씨와의 힘겨룸에 더 큰 무게가 실려있으며 정씨와 문씨의 회동여부가 1차고비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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