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총리 실무 넘은 「조정」 기대/첫 입각의식 민주계 「보수성향」 2인 추천「3ㆍ17개각」으로 민자당의원 5명이 내각에 기용됐다. 민정ㆍ민주ㆍ공화등 3대계보로 이루어진 민자당이 규모는 작지만 실질적으로 계보의 추천에 의해 수명의 각료를 입각시켰다는 사실은 당정체제 및 계보정치의 앞날과 관련해 주목을 받을 만하다.
민정의 3대계보는 왜 이들 5명을 내각에 내보냈으며 특히 구야권 3인의 각료가 새 내각서 어떻게 조화를 이루면서 계보의 이익을 대변하겠는가가 민자당정권의 향후와도 맞물려있는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이번 개각에서 민정계는 이승윤부총리 정동성체육등 2명,민주계는 강보성농수산 김정수보사등 2명,공화계는 이희일동자등 1명을 입각시켰다.
이승윤부총리의 중용은 계보차원이 아닌 경제정책의 노선 수정과 당정협력의 관점에서 그 의미가 주어지고 있다.
역대 부총리가 경제관료나 경제학자 출신들로 이루어진 데 비해,학자출신에 장관까지지낸 이부총리는 6공이후 민정당의 정책의장으로 핵심당직을 맡았고 현역지역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과거 집권여당과 같이 일사불란한 정책입안 및 결정과정과는 달리 각계보의 시각이 당내에 혼재돼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제는 당출신인 이부총리의 역할이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경제적 위기감과 관련지어 민자당내의 새 성장모델 추구경향에 무리없는 인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김용환정책의장이나 황병태의원등 경제정책에 영향을 줄 당내 타계보 핵심멤버들과의 조화도 고려됐을 만한 요인이다.
개각발표후 이부총리가 『거시경제에서 취급할 수 없는 문제가 많다』고 말한 것은 그가 지역구를 가진 현실정치인으로서 당정관계 및 경제부문간의 정치적 조정역을 기대하는 당내여론을 알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정동성의원의 입각은 단명 원내총무에 대한 보상과 함께 5공청산후 여권내의 실세인 박철언정무장관과의 근접관계에서 해석해볼 수 있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이번 개각의 이채는 3당통합전 야당의원 3인의 입각이다. 형식상 이들은 노태우대통령에 의해 기용된 것이지만 실질적인 임명은 계보 보스인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이 한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야당총재로 행정과는 거리가 멀었던 김영삼최고위원이 각료선정에 참여한 것은 그개인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일로,이들의 원만한 임무수행이 자신의 정치이미지를 부양시킨다는 점에서 선정에 고심했고 그들의 행정부내에서의 활동에 관심을 가질수밖에 없다.
강보성ㆍ김정수의원의 장관발탁은 민주계내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두 장관 모두 구민주당내에서 뚜렷한 당료로서의 능력이나 이미지를 심은 적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최고위원 측근들의 말을 종합하면 야당출신들의 입각에는 지명도나 야당투사로서의 활동도로만 잴 수 없는 한계가 많다는 것.
따라서 김최고위원은 각료추천에있어 「능력」과 「적임성」을 고려해야만 했다고 볼 수 있다. 강농수산장관은 2선의원으로 줄곧 농수산위에 있었고,3선인 김보사장관은 부산약사회장 출신으로 업무파악능력이 일단 고려됐을 것이다. 그러나 각료는 노대통령정부의 일원이어야 하기 때문에 청와대측에 대한 각료추천에 따르는 예의도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즉 두 장관 모두 보수주의자들로 김최고위원의 정계개편구도에 당초부터 적극 동조했던 입장과 함께 청와대가 요구하는 각료로서의 구비조건도 고려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공화계의 이희일동자부장관의 각료발탁은 당초 예측대로였다.
김종필최고위원이 6공정부 출범직전 노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각료로 추천했던 점등으로 「공화계 장관1호」로 꼽혀있었다.
이장관은 지역구기반이 없을 뿐 아니라 정치적 활동보다는 합리적인 일처리 능력으로 김최고위원이 내심 입각을 시키고 싶어했던 사람으로 알려졌다.
○…이들 3명의 구야권 장관들에 쏟아지는 관심은 이들이 전문화되어 있는 행정조직을 장악해 나갈 수 있느냐는 점과 내각안에서의 융화문제. 공화계의 이장관은 공화당정권에서 청와대경제수석과 농수산장관을 지낸 관료출신이어서 내각안에서 무리없이 융화를 이루지 않겠느냐는 게 정가의 일반적 관측이다.
그러나 민주계의 강농수산,김보사장관은 오랜 야당적 시각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을 뿐 아니라 계보내의 개혁의지를 수용해야 하는 압력도 안고 있다. 소속 부처나 산하기관들이 야당의원에 갖고 있는 편견을 해소해줄 수 있는지도 문제이다.
특히 강농수산부장관은 내각중에서도 경제각료팀의 일원인 데다 고도산업화와 마찰관계에 있는 농수산문제를 조화시켜 나가야 하는 짐을 안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3당통합에 반대하는 평민당이 농업중심지인 호남지역을 대표한다는 점에서도 「현장압력」의 가중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보수적 성향등을 고려할 때 새 내각에서 큰 불협화음을 내지는 않을 것이며,김영삼최고위원이 추천과정에서도 이점을 고려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김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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