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ㆍ남편ㆍ두딸에 유서/정씨 “오늘 모든 것 밝히겠다”/상처 심하지 않아 생명 지장없을듯/전경 5∼6명 배치했다 곧 철수【대구=이동수ㆍ이충재기자】 대구서갑구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호용전의원의 부인 김숙환씨(45)가 16일 상오11시께 대구 서구 내당동 황제맨션 101동1109호 자택 목욕탕에서 왼쪽손목에 자상을 내고 자살을 기도,가족들에 의해 계명대부속동산병원으로 급히 옮겨져 입원치료중이다. 정씨집 가정부 박화순씨(44)에 의하면 김씨가 목욕을하러 욕실에 들어간 뒤 30분이 지나도 인기척이 없어 욕실문을 열어보니 물을 가득채운 욕조안에 김씨가 반듯이 누워있었고 왼쪽 손목에 2㎝가량의 상처가 나 있었다는 것.
김씨는 노태우대통령과 남편 정씨 두딸에게 글을 남겼다.
김씨는 곧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대통령에게 보내달라고 남긴 글에서 『대통령각하 용서하여 주십시오. 이 미련한 여자,남편과 가정을 망쳤습니다. 너그럽게 용서하여주시고 정호용주위 모든분들도 용서하여 주세요. 꽃님엄마』라고 썼다.
또 남편 정씨앞으로는 『끝까지 굽히지말고 선전해달라』는 내용의 글을,딸들 앞으로는 『아버지가 잘못된 점이 있더라도 이해하고 먼저가는 엄마를 용서하라』는 글을 남겼다.
정씨는 이날 상오 대구 서구 평리4동 농협3층 사무실에서나와 지지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환담하던중 수행비서로부터 소식을 듣고 하오1시께 부인의 병실로 황급히 달려갔다.
하오6시께 사무실로 돌아온 정씨는 기자들을 만났으나 『의식상태가 정확하지 않아 더 있어봐야 겠다』며 구체적 언급을 회피했다.
정씨는 『병실에서 부인과 얘기를 나누었느냐』는 질문에는 『횡설수설해 나도 무슨뜻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내가 보기엔 괜찮은것 같으니 내일 아침까지 기다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당초 병원입구에는 사복전경으로 보이는 5∼6명이 서있었고 병실복도에는 신원미상의 청년들이 서 있었으나 하오3시이후 모두 철수하고 이날밤 정씨의 수행원 3명이 병실문을 지키며 출입을 제지했다.
정씨는 하오8시30분께 병원에 다시들러 20여분간 병실안에 머물렀다. 정씨는 병실앞에 몰려있던 보도진들에게 『환자를 안정시켜달라. 상처는 크지않으며 수면제를 먹은것이 문제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씨는 초조하고 굳은 표정으로 비서 1명과 함께 병원에 들렀는데 『17일에 당사에 찾아오면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만 말했을뿐 부인 김씨가 자살을 기도한 동기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정씨는 『기자들 때문에 병실에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짜증스러워하며 3분간 병실앞에서 서성대다 병실문을 두드리고는 『나다』라고 신분을 밝힌뒤 들어가 문을 안으로 잠갔다. 김씨가 입원한 동산의료원 1702호에는 김씨의 이모 등이 간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실은 정씨가 지난14일 하오 입원해 혈압ㆍ혈액ㆍ흉부검사와 대ㆍ소변검사를 받은 1인용 특실이다.
정씨측은 병실문을 안으로 걸어잠가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있어 담당의사나 간호사 등은 김씨의 상처정도에 대해 일체 밝히지 않았다. 병원측은 밤10시45분께 다시 병실로 돌아온 정씨의 요청으로 담요2장과 전기난로를 병실로 넣어주었고 정씨는 새벽까지 병실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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