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총리,이임장관들 손잡고 눈물/유임 빗나간 부 착잡… 내무부,후속인사 더 관심/정치성 인사 기용부처엔 벌써 선심행정 걱정○…노태우대통령은 16일 하오 별저에서 국무위원들의 일괄사표를 청와대비서관으로부터 전달 받은 뒤 이승윤신임부총리 내정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내정사실을 알리고 앞으로 수고해 줄 것을 당부.
노대통령은 하오 7시께 신임 이부총리와 전화통화에서 향후의 경제정책 운용과 관련해 각별히 당부를 했다는 후문.
노대통령은 이날 하오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뒤 별저로 향했고 이수정청와대대변인이 수행,17일 아침 노대통령으로부터 명단을 구술받아 상오 10시께 청와대서 발표할 예정.
○…16일 하오 5시 정부종합청사 19층 국무회의실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는 일괄사표작성,강영훈국무총리ㆍ조순부총리의 인사등 요식적인 절차만을 거친 채 17분만에 종료.
이날 회의에는 평소와는 달리 총무처총무국장을 제외하고는 일체의 배석자 없이 진행됐으며 참석국무위원들도 별 말이 없어 착 가라앉은 분위기. 강총리는 이임장관들이 많음을 염두에 둔 탓인지 『어디에 있든지 계속 나랏일을 걱정해달라』는 위로성 인사를 하며 조순부총리에게 『한말씀 하시라』고 권유한 뒤 몇명 이임장관들의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이기도. 조부총리는 『재임1년3개월동안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다』라며 인사.
총리ㆍ부총리의 인사후 국무위원들은 『소직은 일신상 사정으로 사직하고자 하오니 청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사표를 작성,총리에게 제출. 강총리는 일괄사표를 총무처장관에게 전달해 총무처관계자로 하여금 청와대의전비서실을 통해 지방에 있는 노태우대통령에게 제출.
최병렬공보처장관은 간담회 후 일괄사표 제출배경에 대해 『집권중반기를 맞은 노대통령이 새 내각을 구성해 국정을 쇄신하는 계기를 만들어 드리기 위해 국무총리 이하 전국무위원이 사표를 제출했다』고 발표.
한편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내주초 개각이 당겨진 이유는 개각과 관련한 보도가 너무 많아 불필요한 추측과 행정공백을 유발하고 있는 점을 막기 위해서인 것 같다』고 해석.
또 개각내용이 이미 본인들에게는 통보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각 부처는 임시국무회의소집통보가 가자 이날 아침 국무총리비서실장실에는 보다많은 내용을 알고싶어 하는 「각 부처의 전화」가 걸려오기도.
○…조순경제팀의 마지막 경제장관회의가 16일 상오 기획원회의실에서 열려 6개안건을 의결하고 한은의 경제동향을 보고받는 순서로 불과 25분만에 종료.
회의가 끝날무렵 조부총리는 『그동안 수고가 많았다』며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자리를 옮겨 장관 6명만 따로 만나 20여분간 비공개 환담. 뒤이여 조부총리는 이규성재무장관과 단둘이 30분가량 밀담을 나눴는데 측근관계자는 『경제팀의 두 주역으로서 동병상련의 처지니 만큼 털어버릴 속사연이 적지 않았을것』이라고 귀띔.
기획원관계자들은 이미 대세를 인정한 듯 차분한 표정으로 장관이 취임식절차 논의를 개시.
이규성재무부장관은 이날 국장급이상 주요간부들과 점심식사를 같이하며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는 등으로 사실상 고별의식.
상공부는 한승주장관이 유임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빗나가자 실국별로 착 가라앉은 분위기가 완연.
한장관은 벌써 2∼3일전부터 결제를 중단한 상태인데다 이날 아침 당지구당조직책회의에 참석키 위해 국회로 달려가 경제장관회의는 임인택차관이 대리 출석.
김식농림수산부장관은 출근하자마자 부총리를 찾아 30분가량 대화를 가진 뒤 국회로 직행.
○…내무부는 장관의 경질에 이어 도백들의 대폭적인 후속인사도 예상돼 어수선.
김태호장관은 국무위원 일괄사표를 제출한 임시국무회의에 앞서 16일 상오 국립경찰병원을 찾아가 입원치료중인 경찰관과 전경등을 위로하는 것으로 공식활동을 마감.
보사부직원들은 김종인장관의 청와대경제수석기용이 확실해지자 『후임에는 민자당내 구야권인사가 자리안배케이스로 등용될 것이 확실하다』면서 정치인이 기용될 경우 보사행정의 특성상 자칫 선심성행정을 펴지 않을까 일찍부터 우려.
○…민자당은 16일 개각이 임박한 사실을 실감하는 듯 입각물망에 오른 소속의원들에게 벌써부터 축하인사를 건네는등 「개봉박두」 분위기가 완연.
부총리기용이 확실한 이승윤의원은 「통보사실」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문제에 대해 설사 통보를 받았다 해도 시인할 수 있겠느냐』며 담담한 태도였는데 동료의원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고는 환한 미소.
민정계에선 이태섭ㆍ김중권ㆍ김현욱의원도 입각대상자로 고려됐으나 대구보선등 정치일정과 관련,겸직의원을 극소화하기로 하고 다만 3당합당으로 「16일총무」에 그친 정동성의원만 명예회복차원에서 기용키로함으로써 민정2,민주2,공화계1명등 민자당의원 5명만 중용키로 낙착.
민주계에서는 당초 신상우 최병우 황낙주 박용만의원 등 다선의원들을 입각대상으로 선정,여권핵심부에 의사타진을 시도했으나 「신선미가 없다」는 뜻을 간곡하게 전해와 재조정에 들어갔고 결국 약사출신인 3선의 김정수의원에게 보사장관 자리가 낙점됐다는 후문.
동자부장관에 기용될 것으로 알려진 이희일의원에 대해서는 김종필최고위원이 『그 정도로만 알고 있으면 될 것』이라고 말해 해답이 내려진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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