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는 재선거에서 불법선거운동을 규제하기위해 마지막 수단인 후보자 고발조치까지 단행했으나,정당활동을 빙자한 탈법운동 불법집회개최 향응 금품제공등 불법선거운동이 자행되는등 과거 선거보다 더 과열되고 타락된 선거라는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강원도 동해시와 서울 영등포을구의 재선거가 전례없는 과열 혼탁의 악명을 남기고 끝나자 이회창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작년10월 이런 반성문을 발표하고 『선거관리를 총괄지휘한 책임자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면서 돌연 사퇴해버렸다.
그의 사퇴는 정계에 큰충격을 주었다.
그는 사퇴성명에서 『선거는 공직의 정통성과 대표성을 부여하는 절차로서,공정하고 적법하게 치러져야만 진정한 의미의 정통성 대표성을 인정받을 수 있으며,공명선거의 성패는 누가 당선되느냐보다 어떻게 치러지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이런점에서 재선거과정은 실망스러운 것이었으며,폭력행사와 불법이 시정됨이 없이 선거때마다 재현된다면 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저해하고 통치조직에 대한 불신까지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사퇴성명을 이렇게 상세히 되새겨 보는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대구서갑구와 충북진천ㆍ음성에서 곧 보궐선거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서갑의 경우 선거공고도 나붙기전에 벌써부터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어 과연 선거가 무사히 끝날 수 있을것인가 하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호용씨가 현지에서 활동을 개시한지는 이미 오래이고 민자당은 문희갑씨에게 공천장을 주면서 대구출신 의원들의 소련방문일정까지 취소시키면서 동책을 맡기는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으며 민주당(가칭) 역시 백승홍씨를 지원하기위해 이기택 창당준비위원장등 소속의원들이 현지에서 군중집회를 갖는등 저마다 열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조기과열현상을 우려한탓인지 중앙선관위(위원장 윤관)는 대구와 진천 음성에 각각 25명씩의 단속반을 내려보내 불법ㆍ탈법 선거운동을 단속하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고발조치하도록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대구선거는 후보들간의 감정문제까지 얽혀 유례없는 혈전에 부작용이 크게 우려되고있고 또 이어서 실시될 지방선거에 끼칠 영향을 생각한다면 선관위의 이같은 사전예방포석은 너무나 당연한것 같다. 타락선거의 책임을지고 물러난 이회창위원장의 의지보다 더욱 강력한 결의가 없이는 과열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선거전에 나선 후보와 참모들은 부정ㆍ불법행위를 먼저 하는쪽이 패한다는 생각으로 종래에 상식으로 통하던 각종운동방식을 획기적으로 지양해야 할것이다.
손에 땀을 쥐게하는 팽팽한 야구경기에서 단하나의 실책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경우는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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