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중국의 대한접근 한계강조/고립 중국도 개혁공동 대처 필요강택민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내외의 비상한 관심속에 3일예정의 북한방문을 위해 14일 평양에 도착했다.
강총서기의 북한방문은 지난해 11월 김일성의 북경 비밀방문에 대한 답방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양국 모두 중요한 정치일정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일찍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중국은 국가의 중요정책 결정사항을 결정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20일)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고 북한 역시 국가주석직의 선출권한을 가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4월22일)를 한달여 남겨놓고 있다. 따라서 이처럼 바쁜시기에 이루어진 강의 북한방문에서 의례적인 유대강화 이상의 중요한 논의가 있을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한 일이다.
강의 이번 북한방문에 대한 그간의 외신보도 내용과 내외의 정세변화를 살펴본다면 이번 북한방문이 중국측 보다는 북한측의 필요에 따른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우선 6개월여 앞당겨 조기 실시키로한 최고인민회의 선거를 통해 김정일에게 국가주석직이 승계될 것이라는 설과 관련,북한이 강의 방북을 계기로 중국에 부자간 권력이양에 대한 확고한 지원을 보장받으려 할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4월 최고인민회의 선거를 통해 김정일 권력승계를 실천하려는 결정을 내렸다면 중국측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입장이다. 소련은 최근들어 출판물을 통해 북한의 부자세습체제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고 민주변혁을 수행한 동구 공산국도 이를 달가워하지 않을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또한 동양권인 몽고와 베트남 마저도 올해들어와 소련과 동구권에서 진행된 정치개혁을 수용하려는 자세이고 보면 북한의 입장은 더욱 궁색해진다.
개혁ㆍ개방압력을 완화할 목적으로 김정일에게 국가주석직을 승계했다가 오히려 더욱 고립되는 결과를 빚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강의 방북을 통해 부자권력 세습에 대한 중국측의 정확한 입장을 타진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하게될 것이라는 추측은 상당한 설득력을 지닌다.
또 북한은 중국측의 대한 접근에 일정한 한계를 그어줄 것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최근 한국정부의 외교공세는 북한당국의 경계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2년내 유엔가입 실현을 추진하고있는 한국정부가 마지막 남은 장애물인 중국으로 부터 거부권 불행사라는 약속을 받아내기라도 한다면 북한은 진퇴양란의 곤경에 처할 것이다. 동시가입하게 되면 그동안 필사적으로 반대해왔던 두개의 한국정책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고 따라서 국내외적인 권위실추를 당하게될 것이며,가입하지 않게되면 국제적 고립이 보다 가속화 할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중국의 「충고」를 그동안 많이 받아들여왔음을 환기,대한관계 개선이 불가피하더라도 일정한 관계에 머물러 줄것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강택민의 북한방문과 관련,북한측이 아쉬운 입장인것은 사실이지만 강이 중요한 정치행사를 앞두고 북한을 방문한 사실은 중국도 북한측의 입장을 고려해야할 처지임을 설명해준다. 지난 12일 폐막된 6중전회를 통해 「중국적 사회주의의 계속추진」으로 입장을 정리한 중국은 점차 동진하고있는 공산권의 변혁물결에 중국과 북한이 공동으로 대처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강택민의 북한방문 이후 북한의 진로가 좀더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점이다.【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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