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실적 작년 배 넘는 4억5천만불 예상/TV브라운관ㆍ퍼스컴 등 중ㆍ소 진출도 활발수출부진에 허덕이던 가전업계가 동구권 특수로 새로운 수출돌파구를 열고 있다. 정부의 북방정책에 따라 대공산권 수출을 적극 추진해온 가전업계는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동구권의 개방화열풍과 오는 6월 이탈리아에서 개최되는 월드컵 축구에 따른 신규 수요증가로 최근 컬러TVㆍVTR을 중심으로 동구권 수출이 큰폭으로 늘어나자 대미 대EC(유럽공동체) 수출 감소를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수출확대에 전력을 쏟고 있다.
동구권지역 수출이 대부분 신규수요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경쟁력만 갖춘다면 시장 잠재력이 대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전업계는 동구권을 교두보로 삼아 오는 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 특수와 연결시킨다는 전략아래 현지 합작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상공부 집계에 따르면 가전제품의 대EC수출은 지난 88년 12억9천3백만달러를 고비로 지난해에는 24.7%나 감소한 9억7천4백만달러로 줄어든 반면,대동구권 수출은 88년 4천6백만달러에 지나지 않았으나 지난해에는 1억8천3백만달러로 4배 가까운 신장세를 기록했다.
상공부는 이같은 증가세가 올해도 계속 이어져 수출규모가 2배이상 늘어난 4억5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업계는 월드컵 열기가 달아 오르면 수출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컬러TV의 경우 연초부터 동구쪽에서 수만대 단위의 주문이 밀려오기 시작,현재 가전3사가 모두 10만대 내외의 오더를 확보해 놓고 있으며 VTR도 20만대에 가까운 물량을 확보,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60∼1백%의 물량이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88년 대공산권 수출이 중국이 80%이상을 차지하고 동구권 수출은 가전외제품을 포함해 8백만달러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9천만달러로 10배이상 늘어났고 올해도 2배이상의 수출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의 오더추세로 보아 올해 동구권에 VTR50만대,컬러TV 17만대,전자레인지 8만대,음향기기 5만대등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동구권 수출 비중을 계속 확대하기 위해 지난 88년 헝가리의 오리온사와 합작설립한 컬러TV공장(연산 10만대규모)이 오는 4월부터 본격가동되는 것을 계기로 올해 유고ㆍ폴란드등에 추가로 합작 가전공장건설을 추진하는 한편 4∼5개의 현지판매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동구권 수출이 1억달러에 달했던 금성사의 경우 최근 오더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2배가까이 증가함에 따라 수출규모도 2억5천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성사는 서독 보름스에 있는 현지공장의 제품을 동구권에 공급할 방침인데 영업망 확대를 위해 부다페스트 지사에 이어 지난1월 바르샤바 지사를 개설했다.
지난해 1억7천7백만달러어치를 동구권에 수출한 대우전자도 올해 이지역 수출목표를 3억달러로 늘려잡았다. 대우전자에 따르면 월드컵 축구 열풍에 따라 컬러TV의 경우 동구권을 포함한 유럽지역에서의 주문이 오는 6월까지 월28만대 규모로 밀려 현재 컬러TV 생산라인을 풀가동중이며 VTR도 지난해 보다 20% 늘어난 월 7만∼8만대를 확보해 놓고있다는 것.
대우전자는 올해안에 헝가리에 전자레인지 공장설립을 추진중인데 영업성과를 보아 다른 가전제품도 생산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동구권에 못지않게 소련ㆍ중국등에 대한 수출과 투자진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소련에 8천대의 퍼스널컴퓨터를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것을 계기로 퍼스널컴퓨터 수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6월 천안문사태이후 수출이 거의 중단된 중국으로부터도 최근 컬러TV브라운관의 주문이 재개돼 중국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중국이 최근 끝난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서 대중노선을 표방함에 따라 오는 9월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그동안 수출이 중단된 가전제품의 수출도 재개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대우전자는 최근 소련과 연간 20만대 규모의 전자레인지를 반제품 형태로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4천20대의 대형 냉장고를 선적,냉장고만 2만대를 수출할 계획. 이밖에 미국이나 EC지역 기업과 합작으로 모스크바 근교에 컬러TV및 VTR공장 건설을 추진중이다.
금성사도 최근 중국으로부터 30만대의 TV브라운관 주문을 받았는데 지난해의 1백20만대 수준엔 못미치지만 브라운관 수요가 급격히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전자도 상당물량의 퍼스널컴퓨터의 소련 수출상담을 진행중인데 이와별도로 나훗카에 퍼스널컴퓨터 공장 건설도 추진중이다. 일진전자도 최근 퍼스널컴퓨터 2만대(1억달러상당)를 수출키로 계약을 체결했다.<방민준기자>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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