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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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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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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환경이 바뀌면 얼떨떨하고 당황하는 것은 누구나 겪는 일이다. 첫 등교한 각급학교의 신입생이나,첫 출근한 신입사원이 때로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러 낭패를 겪는 경우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한 당황과 곤혹스러움을 가급적이면 빨리 없애주기 위한 지도가 오리엔테이션이다. 오리엔테이션은 그래서 단체생활을 시작할 때 꼭 필요한 것이었다. ◆대학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갖는 뜻도 그와같은 것이었다. 그것은 대학생활의 첫장으로서 대학생활 4년의 방향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데 매우 중요한 행사였다. 학풍과 학교소개를 하고 명사 초청강연이나 영화도 곁들인다. 4∼5일 계속되는 동안 교수와 학생,선배와 후배,학생과 학생끼리의 동질감이 형성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이러한 전통적 의미의 대학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80년대 들어 학생운동이 정치지향적이 되면서부터 크게 변질됐었다. 오리엔테이션의 주관과 프로그램 기획부터 운동권학생들이 맡아 하면서 학교측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내용도 학풍이나 학교소개 또는 건전한 대학생활 안내가 아니었다. 신입생 한명이라도 더 운동권에 끌어들여 극렬한 학생운동의 행동대원으로 삼자는 저의가 뚜렷해,대학을 어렵게 입학시킨 학부모들의 마음을 더욱 불안케 했다. ◆이처럼 변질됐던 대학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올 새학기들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고 한다. 문교부 학사당국의 집계를 보면 1백18개 대학중 총학생회가 독자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한 대학은 12개 대학에 불과하며 문제인사 초청강연이나 불온책자를 배포한 대학은 1개뿐이었다는 것이다. ◆대학캠퍼스의 이 변화는 학생운동의 탈이념이다,정치색 탈피다 하는 것을 떠나 우선 반갑기 그지없다. 세계적인 변화추세에 큰 영향을 받았겠지만 대학생활이 의식화라는 경직된 틀에서 벗어나 학풍과 학문,캠퍼스의 낭만도 만끽할 줄 아는 여유있는 방향전환을 했으면 하는 기대를 새학기 시작과 함께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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