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 갈등해소 급선무”마지막 진언 한듯/재무부 실명제ㆍ세제개편 큰줄기 “개각후 하자”유보/상공부 「수출부진」등 산적한 현안에 “조속단행”희망○개혁 연기론에 큰 우려
○…조순부총리가 13일 상오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과 단독면담을 가져 최근 경제팀의 전면 개편임박설과 관련,눈길을 끌고있다.
이날의 독대는 지금까지 2주일에 한번꼴로 갖던 전례를 깨고 지난 7일 면담후 6일만에 조부청리의 요청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진것. 조부총리는 7일의 면담이후 날마다 일과후 외부인사와의 만남을 일절 삼간채 경제개혁조치의 불가피성등을 내용으로담은 건의문 집필에 몰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부청리는 지난9일 보궐선거 출마로 대구에 내려가기 직전에 문희갑경제수석과 만났고 문수석의 후임으로 유력시되고 있는 김종인보사부장관과도 장시간 대화를 나눠 이날 독대중 새 경제팀 적임자를 천거하는 내용도 포함됐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낳게 하고있다.
조부총리는 최근 새경제팀의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이 실명제등개혁조치 연기론자이거나 성장 우선정책전환의 필요성을 내세우는 인물들인데 대해 적지않은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부총리는 지난9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경제위기의 원인은 성장 잠재력 저하이며 근본타개책은 향후 2∼3년간 경제가 다소 어려움을 겪더라도 형평확대를 통해 근로의욕 회복과 기술개발에 노력하는 길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평소의 소신을 되풀이했다.
따라서 이날 독대에서도 특정한 정책방향을 진언하기보다 우리 경제를 포괄적으로 조망하면서 사회계층간 갈등해소가 당면한 최대과제임을 다시한번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측근의 한 관계자는 『부총리는 지난 일요일(11일)에도 비내리는 관악산을 시종 아무말없이 오르는등 자신의 거취문제에 관해 거의 마음을 굳힌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무차원은 계속준비
○…6공 경제시책의 성패를 좌우할수도 있는 금융실명거래제와 대폭적인 세제개편작업을 함께 추진중인 재무부는 개각과 관련 없이 실무차원의 준비작업을 꾸준히 진척시켜 나가고 있으나 정책의 큰 줄기에 대해서는 역시 유보적인 상태.
3월부터 시장평균환율제를 새로 도입,환율제도를 개편하고 통화수속을 위한 관리체제를 강화하는등 대ㆍ소정책과제들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추진되고 있으나 금융실명제와 세제개편의 핵심적 내용에 대해서는 새 경제팀과 후임 장관의 등장을 기다려서 결정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분위기.
부내 일각에서는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면서 이규성장관의 유임에 대한 희망적 관측을 버리지 못하는 직원들도 상당수지만 이장관 자신은 아무 표정 없이 담담하게 일상 업무를 처리하면서 주요 사안은 유보하는 자세.
공석중인 국고국장 자리를 메우기위한 승진및 연쇄이동 인사도 최소한으로 국한시켜 후임자에게 인사를 하도록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하고 있다.
재무부 직원들은 이상론에 치우쳐 중심없이 흔들리는 사람보다 정확한 현실판단 능력을 가진사람이 재무장관이 돼야 한다며 금융실명제와 새제개편등 폭발적인 파급영향이 우려되는 주요 사안들을 다루어야 하는 재무부의 특수성을 강조.
○승진 얘기도 못꺼내
○…수출부진ㆍ수입급증ㆍ기술개발 등 시급을 요하는 현안들이 산적한 상공부는 개각을 앞두고 업무추진이 올스톱되자 속만 태우며 개각이 앞당겨지기를 고대.
개각설이 나돈 초기에는 한승수장관이 유임될것인가,바뀌면 누가 올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였으나 업무공백이 길어지자 누가 오든 개각이 빨리 단행되어야한다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도 그럴것이 수출촉진 대책이나 첨단산업발전계획등이 관련부처들이 일손을 놓는 바람에 실종위기에 놓이는등 상공부 고유업무의 추진이 거의 되지않고 있는상태. 수출촉진대책만 해도 종합상사 간담회ㆍ업계독려등 빡빡하게 일정을 잡았으나 장관이 한국 수출산업공단의 몇몇업체를 방문하는데 그쳤고 수입급증을 막을 대책을 세우려해도 관련부처간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이바람에 최근 전병식국립공업시험원장이 후진을 위해 사의를 표명해 기구확대와 함께 신설될 무역위원회의 1급자리를 포함,2개의 1급 승진자리가 생겼는데도 국장급 관리들은 승진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고 가슴을 졸이고 있다.
관리들은 『아무래도 개각이후에야 승진작업이 추진되지 않겠느냐』고 점치고 『승진도 좋고 개각도 좋지만 업무가 마비되어서야 나라꼴이 되겠느냐』며 업무의 활성화를 고대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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