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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공백현상 가중 전민련 진로에 “큰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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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공백현상 가중 전민련 진로에 “큰 상처”

입력
1990.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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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단 4인 사퇴발표의 파장/제2기 대의원 대회 결정사항에 불만/내부 결속 약화… 재야 구심역 위축예고/진보정당론 “원군”… 활기 띨 듯지난 3.4일의 제2기 전민련대의원대회이후 이부영상임의장 이재오조국통일위원장 여익구민중생존권위원장 등 전민련내 진보정당창당찬성론자들이 정당화반대결정에 불만,자리고사의 뜻을 밝힌 데 이어 12일 계훈제 박형규 백기완 이소선씨 등 전민련고문단이 전민련고문직을 사임키고 발표함으로써 전민련지도부의 공백현상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사임의 뜻을 밝힌 4명의 고문단은 지난 2월5일 「민중민주정당의 창당필요성」을 밝히는 공동서한을 발표,전민련내 진보정당창당 찬성론자들의 입지강화에 기여했던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날의 고문직사임발표는 진보정당 창당문제에 대한 찬반논쟁과 재야운동권 지도부의 개편에도 적지않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재야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전민련고문단 사임의 뜻을 밝힌 이들 4명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해 연말 청와대에서 1노3김에 의해 5공청산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을 때 이미 여야보수연합이 성립되었고 이제 이땅에는 민중민주세력을 대변할 정당도 군사독재정권을 끝장낼 야당도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상황을 설명한 뒤 『군사독재정권의 장기집권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서는 민중 스스로 자기 뜻을 정치적으로 관철할 정당을 건설해야한다』며 정치투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또 『민중운동의 희망은 새로운 민중정당의 건설에 있다』면서 『재야운동권의 정치세력화를 요구하는 각계각층의 뜻을 규합하는 「민중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정당추진위원회」를 구성해야한다』고 해 제2기 전민련대의원대회에서의 결정사항에 불만을 표시했다.

재야운동권의 정치세력화작업을 추진해 온 진보정당찬성론자들은 제2기전민련대의원대회에서 「진보정당창당에 대한 전민련지지결의안」이 예상을 깨고 부결되자 이를 올해 상반기로 예정된 진보정당창당작업에 찬물을 끼얹는 충격적 사건으로까지 인식했던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전민련대의원대회 결정과정에서 전농련 민자통 기사련 등의 부문운동 단체들이 진보정당창당문제에 조직적인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지도부의 인책까지 요구하고 나오자 진보정당창당 찬성론자들은 전민련내부의 자중지란으로 확대될 것까지 염려했다.

그러나 진보정당창당 논의를 둘러싼 부문운동단체들간의 불협화음이 해소되지 않고 이상임의장등 지도부의 공백이 가중될경우 전민련의 「재야구심체 역할」은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었던 것이다.

여기에 전민련고문단이 전격적으로 사퇴성명을 발표함으로써 전민련은 지난해 연말부터 진보정당창당문제가 재야운동권내부에서 논란을 거듭한이후 흔들려온 조직의 위상과 지도력이 더욱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민련은 대의원대회에서 진보정당창당에 대한 지지결의안이 부결된 이후 진보정당창당시기상조론을 내세우며 창당논의에 반대의사를 밝혀온 김근태집행위원장등 집행부를 중심으로 전민련조직의 확대강화방안을 적극 모색해 왔으나 이번 고문단의 사퇴발표로 조직운영과 부문운동단체들간의 관계설정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재야운동역량의 무게중심이 전민련에서 전노협등을 중심으로 지난달 24일 결성된 「반민자당 국민연합」쪽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현재의 재야운동권역량을 민중운동부문과 정치투쟁부문으로 역할을 분담,전민련내 진보정당창당 반대세력과 전노협 등 기층대중조직들이 「국민연합」으로 공동연대해 민생생존권투쟁등을 담당하고 제도권내에서의 투쟁은 진보정당창당 주체들이 주도해 나간다는 것이다.

진보정당준비모임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조직의 발전적 해체와 창당추진위 단계에서의 정치세력화역량 결집의사를 밝힌 바 있어 전민련내 진보정당창당 찬성론자들과의 제휴는 큰 난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이미 고사의사를 밝힌 이상임위장ㆍ이조통위원장도 금주중 진보정당창당작업에의 참여여부와 향후거취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진보정당 준비모임측은 이날 전민련고문단의 사퇴성명 발표를 환영하면서 임시집행위원회를 개최,전민련내 진보정당창당 찬성론자들과의 연대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물론 전민련등 재야운동권 전체가 진보정당창당문제를 둘러싼 의견대립으로 고립분산적인 운동양태까지 초래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난 87년의 대통령선거이후 「민통련」이 평민당에 대한 지지여부로 공중분해되었던 점을 감안할 때 전민련조직내부의 결속력은 과거보다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대선때 표출되었던 평민당의 김대중후보에 대한 비판적 지지론,후보단일화론,민중후보추대론 등의 의견대립이 전민련출범 1년2개월만에 또다른 형태로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않다.<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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