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당 원가는 천5백원도매는 8백원/백80만 가마 20여억 폐기키로/「수입」에 대체작물도 없어 난감【광주=김수영기자】 무값이 생산과잉으로 폭락하자 호남지역 농민들이 밭을 갈아엎어 저장무를 대량으로 폐기처분하는 등 무파동이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전남 나주군 왕곡면 행전리의 경우 11일 상오8시께부터 트랙터 4대를 동원,김태근씨(47ㆍ호남지역 채소재배 영농회장)소유 무밭 등 4만여평을 갈아엎었으며 인근 시종면,봉황면,노안면과 전북 고창군 대천면 무농가 등에서도 대량으로 무를 폐기처분했다.
전남북 무재배농가대표 1백70여명은 지난9일 나주군 신북면에서 모임을 갖고 최근 무값이 생산가에도 못미쳐 도저히 팔수없기 때문에 1백80만가마(가마당 30㎏)분의 무밭 2백여만평을 갈아엎어 무를 모두 폐기처분키로 결의했다.
농민들의 폐기처분키로한 무는 시가20억여원어치에 달한다.
농민들에 의하면 지난1월말부터 무값이 하락하기시작,현재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도매값이 30㎏들이 부대당 8백∼1천2백원으로 원가수준인 1천5백원을 크게 밑돌고 있다는 것.
이때문에 현재 한트럭(5톤기준)분을 팔 경우 49만2천원을 받고 있으나 작업비와 수송비 35만원,수수료 4만원,산매비 6만원,상하차비 4만원 등 최소 49만원이상이 드는데다 최근에는 소매상들에게 팔아주는 판매비 6만원까지 부담,트럭당 6만∼7만원씩의 적자가 계속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나주군 왕곡면 행전리 김택출씨(48)는 2만평에 재배된무를 출하하지못하고 있다. 김씨는 이날 이중 1만평을 갈아엎는 등 호남지역 대부분의 무재배 농가가 출하를 기피하고 있다.
김씨는 『피담흘려 수확한 농작물을 스스로 버린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히다』며 『그러나 오는 4월부터 수박 등 후작물이라도 재배하려면 무수확을 포기,밭을 갈아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농회장 김씨는 『이전에는 적절한 시기에 따라 포도ㆍ땅콩 등의 특작물을 융통성있게 재배해 왔었으나 농수산물수입개방에 따라 경쟁력이 약한 수입작물을 피하다보니 무ㆍ수박밖에는 심을게 없어 생산과잉현상이 빚어지게 된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월1일 결성된 「호남지역 채소재배영농회」는 이날 집단무폐기처분에 앞서 「외국농수산물 과다수입은 불쌍한 농민을 울린다」는 성명을 발표,『농작물과잉 생산으로 생산비,출하비도 못건져 뼈를 깎는 고통을 참으면서 후작물재배를 위해 무를 페기처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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