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부처 이상 대폭… 경제ㆍ치안에 집중/구야 2명 포함 당서 6∼7명 입각 예상/“독식” 상위장 놓고 3계보 땅싸움 치열/의장에 박준규의원 내정… 부의장 박용만ㆍ이병희의원 거명/통치력 강화 위해 강성 비서실장 기용설임시국회가 끝난 직후인 금주말(16ㆍ17일)께 전면에 가까운 개각이 단행될 것으로 알려지자 관계는 물론,정계도 지난주부터 술렁이고 있다. 이번 개각은 노태우대통령이 집권중반기를 맞아 국정운영을 위한 새로운 인적 포석의 의미도 있지만 3당통합이란 인위적인 정계개편에 따른 필연적인 정치수순이란 점에서 그폭과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개각은 국회직,민자당당직은 물론,소권부인 청와대 비서진의 개편과 맞물려 있어 개각의 인선내용에 따라 국회직등의 자리가 달라질 수도 있는 등 「맘모스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또 민자당에 들어간 구야당의원들이 이번 인사에서 얼마나 많은 자리를 받게 되느냐도 향후 민자당의 운영및 진로와 관련,흥미를 모으는 대목이다. 개각대상부처와 국회직 하마평및 청와대비서진의 개편여부등을 사전 알아본다.
○개각규모
주말의 개각은 강영훈국무총리의 유임을 전제로 하더라도 최소한 15개부처 이상의 장관이 경질되는 대폭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강총리의 유임은 그의 업무추진능력에 그 바탕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강총리와 함께 노대통령의 집권중반기를 계속 지탱해갈 장관은 외무,국방,문교,노동,문화,체신,과기처,정무1 등으로 꼽히고 있다. 또 상공ㆍ보사부장관도 유임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개각의 대상은 경제및 치안부처에 집중되고 있다.
경제부처는 조순부총리를 포함한 모든 경제장관이 경질대상이며 내무,법무 등 치안부처장관들도 교체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교통,체육,정무2장관도 교체대상의 명단에 올라있으며 국토통일원,공보처장관과 법제처장은 단순경질이 아닌 기용의 차원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비경제부처중 경질대상 각료는 대부분 6공출범과 함께 입각,비교적 장수를 누린것도 사유가 되고 있는데 이상훈국방장관은 국군조직법 개정에 따른 「새로운 군창설」 준비로,한승수상공장관은 통상외교의 지속성유지라는 이유등으로 경제장관중 유일하게 유임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개각의 또다른 관심은 3당이 통합한 민자당의 입각수다.
당정주변에서는 6∼7명의 민자당의원이 입각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중 구민주ㆍ구공화인사도 각1명씩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회 요직
대폭적인 내각개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회직에 대한 관심도 함께 고조되고 있다. 현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의 임기는 5월말에 끝나지만 당정부국회 등 세축간의 인사포석은 상호 맞물릴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또 당인사의 내각기용폭이 6∼7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부터 당직에서 제외된 3선급 이상의 의원들은 벌써부터 정부와 국회직을 저울질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상임위원장은 5공때까지만 해도 권한보다 단순한 「자리」 성격이 강했으나 지난날 여소야대를 경험하면서 새롭게 역할을 찾은 감투. 사안에 따라 정도야 달랐지만 상임위원장의 대장관우위관계도 적지않았으며 특히 야당위원장의 경우 국회운영이나 안건처리등과 관련,각료이상의 「예우」를 받아왔다. 물론 3당통합으로 집권당이 다시 거대다수당이 됨으로써 차후 상임위원장의 상대적 지위는 다소 약화될 것으로 보이고 실제 여전히 각료직이 선호되는 게 사실. 그러나 당정관계에서 당의 입김이 어느 때보다 강화될 전망이고 보면 상임위원장의 무게도 커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이 자리를 향한 발걸음이 분주할 수밖에 없는 게 당연.
○…국회직에 대한 하마평에 앞서 관심은 지분확대를 둘러싼 민자당 3대계보의 땅싸움과 평민당에 대한 국회직 할애여부.
후자의 경우 민자당은 당초 원만한 여야 관계유지 차원에서 평민당에 1∼2석을 배려한다는 생각이었으나 평민측이 현재수준(4개)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구차스럽게 연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데다 민자당내 자리수요가 평민을 배려할 여유를 주지 않고 있는 현실이어서 최근 「독식」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관련,당고위당직자는 『현행국회법상 위원장이 임의로 안건심의를 틀어버리면 전혀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며 『예컨대 예산심의에서 단 1개상임위라도 잘못될 경우 전체예산을 처리할 수 없는 만큼 야측에 위원장을 할애하려면 먼저 국회법을 고쳐 이같은 「직권남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속셈을 표현했다.
반면 의장단중 국회부의장 1석은 관례에 따라 평민에 할애한다는 입장.
이렇게 보면 문제는 평민이 내놓게 될 4개위원장을 둘러싼 3계보의 지분확대싸움인데 현재 16개상위의 판도는 민정7,평민4,민주3,공화2. 우선 민정계는 운영위원장(원내총무)을 민주계가 맡은 만큼 4석중 2석을 확보,3계보지분율을 9대4대3으로 해야하고 이것이 의석비와도 부합된다는 것이나 민주ㆍ공화 모두가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민정계 고위인사가 『의석비를 적용하는 인사배분은 당무위원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한 점을 감안한다면 내면적으로 「양보」도 생각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따라서 정가 관측통들은 8대5대3으로 최종구도를 짜고 대신 국회부의장 1석을 공화계에 할애,공화의 불만을 달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3계보중 민주계의 자리수요가 어느 계보보다 절박할 수밖에 없어 국회부의장직을 순순히 내놓을지는 미지수.
○…현재 의장단 진용으로는 국회의장에 박준규구민정대표위원이 거의 내정된 상태며 부의장 2석중 평민몫은 조윤형부총재가 유력시되고 있다.
나머지 부의장 1석엔 민주계인 박용만행정위원장,공화계의 이병희의원이 거명되고 있으며 김재광 현부의장의 유임을 점치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부의장 인선은 민주ㆍ공화계간 상임위원장 배분과 직결돼 있어 두계파의 이해조정이 관심사.
○…상임위원장의 경우 민정계는 법사ㆍ외무통일ㆍ내무ㆍ재무ㆍ국방 등 「국기」와 직결된 상위를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인 데 반해 민주ㆍ공화계는 같은 여당에 몸담고 있으면서 「예단」된 구획정리를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공박하고 있다.
우선 원내총무가 겸임하는 운영위원장과 지난 2월 기용돼 유임이 확실시되는 오한구내무위원장을 제외하면 14개상위가 인사대상.
법사는 이치호위원장의 유임설이 일단 우세한 가운데 본인이 고사하고 있다는 얘기여서 오유방 이진우의원이 후임에 유력시되고 있다. 외무통일은 민정계의 박정수의원이 언질을 받았다는 후문 속에 지연태의원도 거론되고 있으며 민주계인 박관용의원도 능력과 경력면에서 손색이 없다는 평.
재무위에선 3선의 김영구의원과 2선이면서 최근 대구서구갑 보궐선거서 문희갑씨 선거진영에 뛰어든 최운지의원이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민주계의 김동규의원이 재무위와 경과위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자당간사인 김봉조의원의 이름도 거론.
현재 민주계몫인 행정위엔 민정계 서정화의원이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민주계가 연고권을 내세워 황명수ㆍ최형우의원을 적극 밀 듯. 또 공화계는 김용채의원을 꼭 배려해야겠다는 입장.
경과위는 뚜렷한 인사가 부각되지 않는 실정이나 민정계의 이자헌ㆍ민주계의 김동규의원등이 적합하다는 관측. 국방위의 경우 유학성위원장이 자천타천으로 유임될 전망이 높은데 공화계전국구인 옥만호의원이 가끔 거론되는 정도. 문공위는 지역구 2선을 포함,3선이면서 대변인ㆍ광주특위간사등 궂은 일만 해온 민정계의 이민섭의원에 돌아갈 것이 거의 확실시되나 박관용의원의 의중이 변수.
농림수산위는 김종기위원장이 유임 또는 내각진출을 원하고 있으나 뜻대로 되긴 힘들 듯. 구민정계 3선인 정창화의원이 오랜 수석부총무로서의 「공」을 인정받아 이곳이나 건설위를 맡게 되리란 게 대체적 관측이나 공화계의 이희일의원도 대상자중 1인.
상공과 동자엔 정상구 박재홍 이동진 김문원의원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선두주자는 부각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며 보사엔 민주계 김정수의원의 마땅한 인물이 없는 현실이다. 교체는 이대엽위원장이 유임을 고집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며 노동과 건설의 경우 민주ㆍ공화계의 중진에 할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비서실
청와대비서실은 개각직후 중폭 이상의 인사교체가 있을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청와대비서진 개편에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대목은 홍성철비서실장이 그대로 유임되느냐,아니면 정부직 또는 그 밖의 요직으로 자리를 옮길 것인가의 여부이다.
홍실장은 6공화국출범과 동시에 대통령비서실장에 취임,2년이상 노태우대통령을 보좌해왔다. 한때 노대통령에 대해 「물대통령」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있었을때 홍실장이 그같은 비판적 시각의 상당한 원인제공자라며 청와대 내외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방식」으로 노대통령을 보좌했었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나 홍실장은 최근 들어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막후에서 노대통령을 성실히 보좌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4당체제의 틈바구니 속에서 무리없이 국정을 유지해온 것이나 중간평가의 사실상 백지화조치,정계개편의 완료등은 그의 성실한 보좌와 오랜 관록으로 비롯된 노련함등이 큰 보탬이 됐을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따라서 유임가능성은 있다. 3공당시 국무총리비서실장 시절들은 「명실장」 소리를 다시 듣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또다른 시각으로는 노대통령이 지금까지의 국정경험을 토대로 한 집권2기의 새로운 인적표석을 위해서는 측근보좌의 핵심자리인 비서실장을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비서실장이 교체될 경우 노대통령은 자신의 통치력 강화를 위해 강성의 이미지가 있으면서도 정치와 행정경험을 두루 가진 인물을 기용할 것으로 보는데 최병렬공보처장관ㆍ현홍주법제처장의 기용설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청와대비서실에는 장ㆍ차관급의 정무직으로 정무ㆍ행정ㆍ경제ㆍ의전ㆍ공보ㆍ민정수석비서관과 외교안보보좌관,사회담당보좌역및 역시 장관급의 정치담당특보가 있다.
이중 이연택행정 노창희의전 이수정공보수석과 김종휘외교안보보좌관 등은 노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기용된 사람들로 이중 이 행정수석은 내각개편때 내각으로 자리바꿈할 가능성이 있다. 문희갑경제수석이 대구서갑 보궐선거에 출마함에 따라 이 자리에는 같은 TK인 서영택국세청장의 기용설이 가장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노ㆍ이수석과ㆍ김외교안보보좌관은 유임이 거의 확실하다. 최창윤정무ㆍ정구영민정수석은 노대통령취임 후 2차기용된 사람들로 역시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김학준사회담당보좌역도 움직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노재봉정치담당특보는 유임될 수도 있으나 내각개편 때 장관으로 자리바꿈할 가능성이 있으며 통일원장관에 거명되고 있다. 노특보가 내각으로 방출될 경우 정치특보자리는 청와대내에서 자연소멸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과 달리 노대통령이 정무직비서관들을 대폭 교체할 가능성도 있다. 집권중반기를 대비한 탄탄한 통치기반구축과 국정의 면모일신을 위해 청와대비서실의 「물갈이」를 시도해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유식기자>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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