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이미지 제고 효과도 노려/「김일성 4월 주석직은퇴」배경김일성의 「4월 은퇴」가 확실해지고 있다. 중국정부 소식통을 인용한 공동통신의 「김일성 4월 은퇴」보도는 『김일성이 4월15일 78회생일 직후 주석직을 사임할 것임을 북한이 북경측에 통보했다』고 「구체적 사실」을 전하고 있다.
또 이 보도는 최근 발표된 강택민 중국당총서기의 전격적인 북한방문 결정이 『북한의 신지도부 출범에 앞서 양국우호관계의 재확인을 바라는 북한측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덧붙이고 있어 한층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또 중국외교부와 북한대사관이 이같은 공동통신 보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부정하지는 않은 것도 특기할 만하다.
이같은 보도내용의 맥락은 지난해 11월 일본언론의 「90년 봄 은퇴설」 보도이후 이어진 일련의 관련보도들이 추측단계에 머문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11월 일본 북해도 신문이 『김일성이 중국방문시 등소평에게 은퇴의사를 표명했다』고 보도했을 당시 우리국내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당시부터 김의 은퇴와 아들 김정일의 권력승계는 김일성과 북한이 처한 대내외적 상황으로 미루어 김에게는 「최선의 선택」으로 분석됐었다. 김일성은 주석직 이양을 통해 70년대 초부터 전력을 기울여 추진해온 권력세습을 최종적으로 달성하는 동시에,대외개방과 개혁시도에 긴요한 북한지도부의 이미지 쇄신 효과를 함께 거둘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김일성의 고령과 건강상태도 중요한 판단근거가 됐었다. 김일성은 중국방문시 보행이 전과달리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었다. 따라서 김은 자신의 생존중에 김정일을 권력정상에 옹립해 권력기반을 다져주려는 의도인 것으로 쉽게 짐작됐던 것이다.
이는 김일성의 주석직 이양이 완전한 은퇴가 아니라,권력 표면에서만 물러나 중국의 등소평과 같이 당총비서직이나 군사위원장직은 그대로 가진채 후견적 역할을 계속할 것이란 예상과 무리없이 맞물린다.
김정일의 권력승계가 임박한 조짐은 북한내부의 움직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김정일에게 김일성과 거의 대등한 호칭을 부여하고 「통일단결의 중심」으로 부각시키는등 대권 승계자로서의 위상정립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또한 오는 4월22일에 최고인민회의 9기 대의원 선거를 예정보다 6개월 앞당겨 조기 실시한다고 발표,선거직후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일의 주석직 승계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돼왔다.
남북대화를 비롯한 개혁ㆍ개방정책 본격화에도 김일성의 「은퇴」와 김정일 승계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김일성은 중소의 개혁 지도부로부터의 개방압력을 더 이상 거부할 수 없고,북한의 입장에서도 대서방교류가 필요한 상황에서 「주체」의 상징인 자신의 권위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이같은 필요를 충족시키는데는 김정일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유용하다고 판단했음직하다. 특히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될 경우 자신은 한격 높은 「초월적 존재」로 뒤에 남은채 「김정일 주석」을 상대역으로 내세울 수 있다는 계산도 할 수 있는 것이다.<강병태기자>강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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