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성ㆍ필화씨 어제 삿포로서 감격의 포옹/“왜 이제야” “어머니 모시느라…”/얼싸안고 한없이 눈물만【삿포로=박태홍특파원】 40년 만의 남북 오누이 상봉은 1천만 이산가족은 물론,삿포로에 쏠린 세계인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감격적인 장면이었다.
「오빠」 「필화야」―.
16살과 8살의 나이에 헤어진 오누이는 한없는 눈물을 흘렸다.<관련기사19면>관련기사19면>
지난 71년 삿포로 프레올림픽에서 혈육상봉이 무산됐던 한필성씨(56ㆍ경기 파주군 교하면 동패리 166의 2)와 여동생 필화씨(48ㆍ북한 스케이팅협회 서기장)는 8일 하오 8시 동계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일본 삿포로 지도세(천세) 공항로비에서 극적으로 상봉,피맺힌 이산의 한을 풀었다.
한씨가 부인 홍애자씨(53)와 함께 나리타발 JAL565편기에서 내려 공항로비에 모습을 나타내자 필화씨와 남편 임세진씨(김일성대 체육과 교수)가 보도진을 헤치고 달려가 얼싸안았다.
포옹을 풀면서 필화씨는 『오빠 왜 이제야… 늦게 왔어』 『아버지와 어머니는 오빠를 못보고…』라며 울부짖었고 필성씨는 『어머니 모시느라 얼마나 수고 많았느냐. 대견하다』며 통곡했다.
한씨남매 부부는 8분뒤 공항을 떠나 남북한 선수단의 숙소인 프린스호텔로 가 이날밤 10시15분께부터 2백여명이 홀을 가득 메운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에도 계속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기자회견에서 필성씨는 이산가족의 서신왕래만이라도 먼저 실현되기를 희망하고 고향방문단이 교환될 경우 자신이 제일 먼저 가겠다고 말했다.
남매의 상봉은 당초 이날 밤 프린스호텔이나 동계아시안게임이 개막되는 9일 아침에 이뤄질 것으로 보였으나 필화씨는 이날 하오 6시15분께 공항으로 달려나와 오빠의 도착을 기다렸다.
이날 지도세공항과 프린스호텔 기자회견장에는 각국 보도진 1백50여명이 몰려 취재경쟁을 벌였다.
한필성씨는 이날 상오 부인 홍애자씨(53)와 함께 일본으로 떠나면서 『동생을 만나 40년 맺힌 한이 풀리게 됐으나 어머니를 생전에 뵙지 못할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며 『노모를 상봉하기 위해 조만간 정부에 북한방문을 정식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한씨는 대형트렁크 3개에 어머니 선물인 속옷 자석물베개 시계 보약및 누이동생 선물,월남 이후 살아온 과정을 육성 녹음한 테이프를 넣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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