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각료 경질설이 나돌기 시작한 지는 벌써 오래 된다. 최근 들어서는 또 전체개각설이 보도된 데다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의 지역구 출마가 거의 확실시됨에 따라 경제부처를 중심한 행정부 내의 분위기가 상당히 들떠있다는 소식이다.민자당의 출범과 때를 같이하여 대폭적인 개각이 있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추측할 수 있는 일이고 또 재계를 비롯한 각계에서 개각을 기다리는 소리도 활발히 나오고 있는 터라 불원 개각이 단행될 것은 거의 틀림없다고 볼 수 있겠는데 문제는 너무 오랫동안 뜸을 들이고 있다가는 행정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된다는 점이다.
행정이 제 기능을 정상적으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 그 결과는 금세 민생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게 마련이다.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불편이야 또 그런 대로 참는다고 하더라도 자칫 경제의 흐름에까지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면 사태는 매우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요즘의 경제부처들의 자세가 이미 그런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며,겨우 일상업무나 소극적으로 처리하고 시급한 중요 경제시책은 모두 뒤로 미루어지고 있다고도 들린다.
이번의 개각은 많은 사람들이 추측하고 있는 것처럼 경제각료 중심으로 단행되리라고 믿어지는데 그렇지 않아도 경제정책의 기조변경문제를 놓고 당정간에 이견이 노정되고 있는 판에 개각은 경제개혁정책의 방향을 새로 설정할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중이다.
노대통령의 인사정책이 워낙 속결주의가 아니기 때문에 개각의 실현시기가 언제로 잡힐는지 종잡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반의 관심이 지대하고 개각의 지연이 행정의 정체현상까지 빚고 있는 만큼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어떤 매듭이 지어져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행정 공백은 하루속히 메워져야 하고 3당합당후의 새 여당이 새로운 개혁의지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고 보기에 더욱이나 그러하다.
노정권이 지금까지 보여준 인사정책은 대체로 과거지향적이었다. 5공이나 그전에 기용되었던 인사들을 재기용하기가 일쑤였고 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는 일반의 공통된 평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대폭적인 개각을 단행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거명되고 있는 새 각료후보들의 면면이 또 대부분 3공때나 5공때 인물들로 매어져 있어서 신선한 감을 줄 개각은 되지 못할 것으로 지레 짐작이 되고 있거니와 설사 그렇다손 치더라도 이번의 개각은 경제정책의 기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만은 틀림없을 것 같다.
만약 그렇지 않고 경제각료들이 그냥 유임된다면 정부나 새로 구성된 거대여당이 종전의 경제개혁노선과 안정지향 의지의 계속적인 추진을 뜻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비단 경제각료들뿐만 아니라 청와대경제수석의 후임인사도 경제정책의 향방에 적지않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므로 어차피 할 바에야 불필요한 억측을 파다하게 퍼뜨리기 전에 인사조치는 빨리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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