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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코리아/곽수일 서울대 경영대교수(경제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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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코리아/곽수일 서울대 경영대교수(경제진단)

입력
1990.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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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는 국제경쟁력… 다시 적자로 가나얼마전까지 젊은이들간에 외국제품을 가리켜 속칭 『메이드 인』이니 『제』니하는 용어가 사용되었었다. 이는 좋은 제품이라고 인식되었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즉 미국제품임을 표기한 영어의 앞부분만을 떼어낸 것으로서 『메이드 인』하면 좋은 제품이라는 의미의 속어로 사용했던 것이다. 그런데 외국의 고유제품을 의미하던 『메이드 인』이라는 단어가 어느덧 우리 제품에도 붙어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표기된 우리제품이 전세계 시장에 팔려나가면서 최근에는 우리의 섬유나 전자제품이 외국에서 중급이상의 위치를 굳히게 되었고 기계공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도 미국에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다.

이러한 수출의 증대에 따라 80년대 후반부터는 드디어 무역적자국에서 흑자국으로 전환되었고 88년에는 1백10억불이 넘는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여 오히려 흑자관리가 경제운영의 애로사항으로 등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던 것이 작년부터 수출증가율이 급속히 둔화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금년들어 2월말까지 무역적자 누계가 13억불에 달함으로써 다시 국제수지 적자시대로 돌입한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같은 계속적인 수출침체 현상에 대하여 이제까지는 항상 두가지이유가 거론되어왔다. 즉 첫째는 지난 3년간의 두배에 가까운 임금인상으로 수출에서 가격경쟁력이 저하되었고,둘째는 원화절상으로 수출에서 이중의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이후 환율이 계속 절하되는 추세에 있고 임금인상의 원인이었던 노사분규도 다소 진정된데다가 이제 다시 정부의 수출촉진책으로 수출금융확대 등이 부활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출부진은 더욱 심화되고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는 경쟁국인 대만이 동일한 상황하에서 작년에 전년대비 27%가 증가한 1백39억불의 무역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미루어볼때 우리의 국제경쟁력이 경쟁국에 비해 결코 비교우위에 있지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며 또한 지난 몇년동안의 무역흑자가 3저현상이라는 외부적 여건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우리 제품의 국제경쟁력 향상에 의해 달성된 것이라고 오판한 것임을 단적으로 증명해 주는 것이다.

더욱이 여행자유화 시장개방 등은 국민들에게 이제까지 만성적인 무역적자에서 완전히 해방되었다는 느낌을 주어 제품과 서비스의 소비성향을 급속히 증가시킴으로써 무역적자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오판의 증거로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주종제품인 자동차 수출의 경우 수량의 측면에서 30%이상이 감소하였고 섬유제품은 중국이 우리와 대만을 앞질러 물량면에서 최대의 대미수출국으로 이미 부상하였으며 소련과 동구권 국가들까지 개방의 바람을 타고 대미 섬유수출에 있어서 우리의 경쟁국가로 등장하고 있다.

이는 우리경제에서 성장의 견인차가 수출이고,수출이 경제성장에 30%나 공인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미 경제위기라 아니할 수 없는 심각한 일이다. 따라서 우리도 이제는 막연히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냉정히 우리제품의 국제경쟁력을 평가하며 다음과 같은 방향에서 새로운 미래의 청사진을 설계하여야 하겠다.

첫째,우리제품의 국제경쟁력이 지난 몇해사이에 급격히 저하되었으며 이에 대한 새로운 활로가 모색되어야 한다는 국민적 의견일치가 요청된다. 즉 수출이 아직도 우리경제에서 제일 중요한 요인이고 오늘의 수출부진은 단순한 무역이나 환율정책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전국민적으로 새로운 각오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컨센서스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둘째,단기적 측면에서 이제까지 우리의 강점이었던 근면하고 잘 교육된 인력이 국제경쟁력 회복의 초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에 인력자원에 대한 관리의 소홀에서 탈피하고 현존 인력의 개발은 물론,미래에 필요한 인력과 요건을 분석하여 효율적인 인력활용 대책을 수립하여야 하겠다.

셋째,장기적 관점에서 국제경쟁력은 결국 기술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기술혁신에 대한 새로운 도전의식을 가지고 기술개발만이 앞으로 우리경제가 어떠한 어려움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기본이라는 것을 인식하여야 하겠다.

결국 이제까지 우리가 수출을 통하여 성공한 대표적 국가였고 앞으로도 수출이 우리의 경제가 지향해야 할 경제발전의 1차적 수단이라면 세계속에서 『메이드인 코리아』가 다른 『메이드 인』들을 제칠 수 있는 경쟁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경쟁력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새로운 한국적 공식,즉 수출을 위한 한국적 유럽경제의 개발이 요구된다. 이러한 새로운 한국적 공식 없이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다시 후발 후진국으로 전락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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