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 기괴한 세상,조심하라 이 세상 사람들이여 조심할지어다. 솔직하고 정직하다는 것은 안전한 것이 못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셀로에 이런 주문같은 대사가 나온다. 세상만사 무엇 하나 도무지 믿을 게 없다는 듯 철저하게 불신에 사로잡힌 오셀로식 사고의 절규로 들린다. 정직하면 오히려 손해만 본다는 피해망상의 발로이다. 신뢰의 상실은 가치의 전도마저 불러일으킨다. ◆우리 국민의 73.4%가 정직하기만 해서는 잘 살기 어렵다고 보며,30%는 법대로 하면 손해를 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국무총리실에서 서울대 교육연구소에 의뢰한 이념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결과의 하나다. 도덕과 법의 권위가 무참하게 추락된 우리 사회풍토의 단면을 새삼스레 드러냈다고 할 만하다. 도덕의 기본이 정직이며 질서유지의 규범이 법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칠 만큼 두려운 현상이 아닌가. 오셀로처럼 떨며 외칠 수밖에 없다. 세상 사람들이여 조심할지어다. ◆흉악한 범행을 식은 죽 먹듯하다 붙잡힌 룸살롱 살인범의 얼굴에서 우리는 무도덕 무법성의 모습을 보게 된다. 번듯한 안면엔 후회나 수치나 공포감이 전연 안보인다. 너무나 태연하고 덤덤한 표정에서 비수를 들이대는 살기를 느낀다. 우리네 도덕과 법률 따위는 아랑곳 않는 외계인같은 충격을 던져준다. ◆정직하다 보면 못살고 법을 지키면 손해본다는 생각이 만연한 것은 그만한 까닭이 있어서일 것이다. 정직을 무력화시키고 법을 우습게 여기게 한 이유중의 하나로 제도와 사회구조의 모순도 지적함 직하다. 이 모순을 꾸준히 제거하는 의지와 작업이 곧 개혁이라 할 것이다. 늦출수록 병은 깊어만 갈 따름이다. ◆『법이 좋은 줄을 알고 이를 지키는 자는 법을 잘 지키는 자이고,법의 잘못되었음을 알고 고치는 자도 법을 잘 지키는 자』라고 명나라 철학자 방효유가 갈파했다. 정직해야 잘 살며 법을 지켜야 손해가 없다는 건전한 생각이 자리잡도록 고칠 것은 과감하게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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