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비밀주의로 일정 불확실”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의 각광받는 소련나들이의 막후에는 실무자들의 공이 묻혀있다. 정재문의원(민자)은 김최고위원의 첫 소련방문때부터 소련측과 실무접촉을 하다보니 어느덧 소련통이 되고 말았다.
정의원은 지난 2월말 김최고위원 방소준비를 위해 IMEMO등 소련의 관계요로와 접촉하고 돌아왔다. 『미국 사람들과는 예비접촉에서 90%의 일정과 의제가 잡히는데 소련측과 협의해 보면 60%밖에 잡히지 않는다』고 그는 소련의 비밀주의를 말했다.
정의원은 김최고위원의 1차 방소에 앞서 작년 3월 모스크바를 처음 방문,소련 사람들과 접촉한 이래 지금까지 세차례 다녀왔다. 이제 IMEMO 사람들과는 정이들 정도로 친해져 『여당 국회의원까지 됐으니 언제 외무장관이 되느냐』는 농담을 받을 정도가 됐다.
경기고와 미국 버클리대를 나온 후 서독 마인츠대학에서 대학원과정을 마친 정의원은 외국어와 함께 서독 감각에 뛰어나 국회외무위의 단골 야당간사였지만 『소련인과 깊게 사귀어보면 동양적 사고방식의 일면을 자주 느낀다』고 말한다.
야당 원로정치인이었던 부친 정해영씨의 대를 이어 12대국회에서 신민당 전국구의원으로 의정에 첫발을 내디딘 정의원은 13대에서는 지역구(부산진갑)에 출마해 당선된 재선의원 치고는 너무도 조용해 평소에는 당에 있는지 조차 모르는 인사.
김최고위원과는 약간은 노선을 달리했으나 13대후 김최고위원이 북방문제에 열을 올리면서 교섭실무책임자가 된 셈이다.
김최고위원이 허담과 회담할 때 주모스크바 북한대사관과 가졌던 예비접촉이 그로서는 가장 흥분하고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 당시 방을 같이 쓰던 박관용의원이 북한사람들과 전화하는 것을 듣고는 『잡혀가려고 미친짓하느냐』고 놀란표정을 짓던 일화는 지금도 두 사람의 단골 화제.
정의원은 김최고위원의 2차 방소를 빛나게 하기위해 그곳 당사자들에게 고르바초프 면담과 북한인사와의 접촉을 타진했다. 『그사람들은 「기대해보자」란 말을 애용했다』며 정의원은 『우리도 기대해봅시다』고 말한다.<김수종기자>김수종기자>
◇부산. 경기고ㆍ미버클리대. 서독 마인츠대. 재한 버클리대 동창회장. 12ㆍ13대의원. 외무통일위간사. 민주당국제위원장. 저서 「새로운 민주화」. 5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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