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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국회­새모습」 요원한 것인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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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국회­새모습」 요원한 것인가(사설)

입력
1990.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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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통합에 의한 거대여당 왜소야당으로 개편된후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의 하나는 국회가 어떤 모습으로 운영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양당체제의 첫 실험국회의 대정부질문을 지켜보면서 과연 새정치를 담은 새국회로서의 면모를 보였는가 하는데는 많은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다. 오히려 평균수준을 밑도는 정도여서 실망스러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리는 당초 이번국회가 결코 조용하게,또 수월하게 진행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지난날 여소야대의 4당체제에서 당당히 제1야당의 지위를 누렸던 평민당이 졸지에 외로운 소수 유일야당으로 뒤바뀐데 대한 반발에 주력했고 민자당은 통합의 당위성 필연성을 강조하는 수세적 입장으로 일관했다.

엄밀히 말해 정치문제인 통합에 관한 것을 정부에 묻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이며 또 얼마 만큼 만족할 만한 해명과 답변을 들을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평민당으로서는 정부에 대해 통합의 정신이 개혁의지를 정치입법과 관기확립 민생수습 등에 어느 정도 획기적인 정책으로 보여줄 것인가를 조목조목 따졌어야만 했다.

그러나 대정부질문에서 무엇보다 국민을 아연실색케 한 것은 평민당소속 이찬구의원의 발언소동이다. 그는 질문도중 『우리측의 일부 남북 협상대표중 북한측이 가장 혐오하는 극우적 성격의 월남인사들이 포함되어 있어 협상을 그르쳤다』 『월남인사중에는 과거 친일파인사들도 포함되어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의원의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보이지만 이 상식을 벗어난 발언 때문에 국회의 순항이 잠시나마 방해됐다면 국회운영의 차원에서도 그냥 넘길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동안 각종 남북협상이 제자리걸음으로 지속된 것이 자나깨나 남한적화를 지상목표로 삼는 저들의 끈질기고 부질없는 반민족적 태도였음은 우리모두가 너무나 명백히 알고 있다. 그것은 우리대표가 어떤 사람이었나 하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것 이었다. 그럼에도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이 마치 협상의 무진전이 우리 대표측의 하자에 있는 양 발언한 것도 문제이지만 무슨 근거로 월남민을 극우니 친일이니 하고 규정할 수 있는 것인지 그 논리성에 심한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역감정문제로 나라가 뿌리 깊은 속병을 앓고 있는 이때 이의원이 느닷없이 이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의원으로서의 기본적 소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새여당의원들의 질문자세도 탐탁치 않은 면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각 분야별로 국민이 원하고 궁금해하는 문제들을 대체로 나열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은 구여의 모습과 하나도 다를 것 없다. 개혁과 전진을 표방한 새로운 여당이라면 온 시선이 모인 「새국회」에선 국민적 국가적 관심사에 여야가 없다는 자세로 신랄하게 추궁하고 파헤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지 않았을까. 특히나 대정부 질문기간중 원내의원 3분의2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질문과 답변 때 50∼70여명만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은 오만하고 태만한 구여당의 모습의 일단을 보는 것 같다.

대체로 낭독으로 일관하고,원만한 질문은 건너뛰는 식의 정부답변도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짧은 답변속에서도 새로운 사실을 함축시키는 성실성이 아쉽기만하다.

아무튼 정계개편후 요란한 개혁과 수술의 예고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국회이 모습이 여전하다는 것은 섭섭하기 짝이 없다. 국회가 목소리나 높이고 강성발언을 하고 투쟁만하는 전당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보탬이 되고 생산하는 내실국회 대화국회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당에게 큰 책임이 있다. 5일로 대정부질문을 끝내고 이어 시작되는 상임위활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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