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굴착 숨가쁜 「1시간58분」/7개월만에 남침용 “확인”/굴속 적기습 우려 초긴장/내외신 기자들 50명도 폐쇄회로 통해 생생히/15m쪽 벽서 “조국을 통일하자”구호 발견도【동부전선땅굴탐색현장=윤승용기자】 긴박한 분위기속에서 북한의 제4땅굴이 최종확인된 3일 하오1시28분 ○○부대장 이 준소장과 현장통제단장 박영익준장과 눈시울을 붉힌채 서로 악수를 나누며 비로소 밝게 웃었다.
지난해 8월14일 시추공을 통해 모터작동음을 청취한 이래 밤잠도 설치며 7개월여동안 노심초사해온 「소양강작전」(이번 땅굴탐사암호명)이 성공한 순간이었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벽이 무너지면서 땅굴은 음흉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 모습도 일순,강한역풍이 휘몰아치며 먼지가 쏟아져나와 카메라 렌즈가 덮여버린듯 한동안 갱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상오 서울에서 헬기로 현장에 도착한 내외신기자 50여명이 폐쇄회로 모니터로 주시하는 가운데 상오11시30분 최종 굴삭작업이 시작된지 1시간58분만에 북에서 파내려온 땅굴은 마침내 그 실체를 드러냈다.
우리측 역갱도 입구에 설치된 모니터를 주시하던 보도진과 군관계자들은 화면이 보이지 않자 탄성과 걱정이 교차됐다.
실체를 찾아냈다는 안도감과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적의 장난에 걱정이 엇갈려 손에 땀을 쥐는 긴장이 감돌았다.
카메라가 다시 작동되고 우리 수색대가 진입하기까지 2시간여사이 적 GP에서 갑가지 『우리는 땅굴은 판 사실이 없다』고 떠들어대는 방송이 청취돼 긴박감은 극도에 달했다.
지난 1ㆍ2호 땅굴때도 사전에 적이 탐지,최초수색조가 부비트랩에 희생당한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오4시15분께 자원자중에서 선발된 정예수색대대장으로부터 『적의 공격은 없으며 바닥의 갱목과 남으로 뚫린 천공흔적으로 보아 남침용 땅굴이 틀림없다』는 1보가 긴급가설된 전화기를 통해 전해져왔다. 북한의 제4땅굴이 생생하게 육안으로 확인됐다.
우리측 수색대가 적의 기습에 대비한 방어벽 등을 설치한 후 유엔군사령부담당자와 기자단이 차례로 현장에 들어가 교차지점 15m북쪽좌벽에 『조국을 통일하자』는 북한 글씨체구호가 쓰여있는 것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 발견된 땅굴은 지난 71년 9월25일,김일성이 매군단당 1개이상씩의 땅굴을 파라고 지시한 이후,적의 동태를 면밀히 관찰해 오던중 72년∼74년사이에 지하폭음과 터널굴착으로 나온 토사를 수송하는 모습이 집중확인됨에 따라 탐색을 추진해왔었다.
특히 지난 83년5월 귀순한 신중철대위로부터 『양구북방에 땅굴이이있다』는 정보를 입수한후 83년하반기부터 한미 합동으로 탐지 전담부대를 상주시키며 시추공을 집중적으로 뚫기시작했다. 그후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날 새벽1시25분께 지하 1백47m지점에 땅굴로 보이는 동공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군당국은 시추공을 통해 탐색카메라를 집어넣어 문제의 동굴벽에 발파용천공과 갱차용레일 침목이 바닥에 깔려있는 것을 확인,적의 땅굴로 최종 결론지었다.
군당국은 곧바로 역갱도굴성작업에 착수,진입도로공사등을 마친후 Y건설이 서독에서 수입,보유하고 있던 최첨단 터널굴착기인 TBM기를 투입,지난달 9일부터 굴착에 착수했다.
매일 20여미터씩 파나가던 끝에 3일 새벽2시 예상교차지점 1m전방까지 접근하는데 성공,일단 공사를 중단했다.
이전의 세땅굴을 우리측의 터무니없는 선전이라고 억지를 부린 북한측과 이에 동조하는 일부 외신의 보도자세를 바로잡기 위해 관통장면을 공개키로 결정됐기 때문이었다.
이에따라 내외신 기자들은 현장에 도착하자 바로 군당국이 제공한 철모와 방탄조끼를 입고 우리측이 판 역갱도 막장까지 가 아직 북한 땅굴과 관통하지 않은 자연상태의 암반을 확인했다.
한달여동안 민간인으로 탐색작전에 참여해온 Y건설 최차복현장소장은 『열악한 도로상태와 적읜 수공 등에 대비하느라 역경사로 굴삭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러나 무사히 작업을 마치니 새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지역 ○군사령관 이진삼대장은 지난 83년 현지사단장재직때 땅굴징후를 확신,탐사작업을 하다 실패한 후 다시 해당지역 ○군단장으로 재부임,또다시 실패했으나 결국 이번에 탐사에 성공,2전3기의 성공을 거눠 화제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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