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용의원이 대구 서갑구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의사를 굳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법적으로는 그의 출마를 막을 아무런 하자나 이유가 없는것이 사실이지만 적어도 도의상으로는 그의 출마설이 우리에게 적지않은 거부감과 상식적으로 수긍하기 어려운 것을 느끼게 만든다.물론 본인 개인의 처지와 심경으로는 억울하기도 할것이며 명예회복과 손상된 체면을 바로 세우기 위해 재출마해야 하겠다는 욕심을 가질법도 하다. 더욱이나 자신을 사퇴시키는데 주동역할을 맡았던 민주당이 자신이 속해있던 민정당과 합당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기 하나만 희생양이 되지않았나 하는 배신감과 서운함을 가질수도 있을 것이기에 더욱이나 그러하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으로서는 이유나 명분이야 여하튼간에 5공청산과 관련하여 공직에서 사퇴한 사람이 자신이 그만두었던 바로 그자리에 재출마 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될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것이다.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것대로 자명하다. 아무리 형식적이었고 정치적 타결의 일환이었다고 하더라도 광주사태에 대한 책임을 도의적 내지는 상징적으로 지고 물러났던 사람이 불과 몇개월후에 바로 물러났던 자리를 되찾겠다고 하는것은 순리에도 맞지않고 국민 감정에도 어긋나는 일일 수밖에 없기때문이다. 그런점에서 그의 보궐선거 출마는 여야 합의 사실에 대한 도전이며 공연하게 5공청산 작업을 부인하는 행위라고 해야하겠다.
현지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그가 출마했을 경우 당선 가능성은 꽤 높은 것으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물론 선택이야 유권자가 하느것이니까 그의 개인적 인기가 좋고 조직기반이 단단해서 재당선된다면 우리로서 할말은 없다. 그러나 그 지역 유권자들의 판단이 전국의 딴 많은 사람들의 판단과 궤를 같이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다 그러하지만 정치도 상식을 벗어나면 정상을 벗어나기 쉽다는 것을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지않나 생각된다.
정의원의 출마의사가 굳어지면 가장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게 되는것이 민자당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또는 내적으로 그에게 동정과 미안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민자당의 입장은 더 어려워지리라고 추측된다.
아무래도 대구에서의 보궐선거가 정씨와 민자당이 내세울 후보간의 맞대결로 좁혀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볼때 정씨가 민자당을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그 자체가 민자당의 이미지를 손상하는 것이 될것이며 만약 그가 당선이라도 되는 날에는 거대여당의 위신이 말이 아니게 떨어지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대구 시민들이 어떤 특정 감정에 좌우되어 정씨 당선에 도움을 준다면 그것 자체가 벌써 지역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을 면치 못할 줄로 안다.
어제까지 속해있던 당이 자기에게 섭섭한 조치를 했다고 금세 당을 뛰쳐나와 정식 도전장을 그 당앞으로 내는것도 정치인의 떳떳한 자세일 수 없다.
정씨 개인에게 추호의 선입감이나 편견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그의 출마는 재고되어야 마땅하다고 우리는 믿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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