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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베드로 정형외과 조은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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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베드로 정형외과 조은제씨

입력
1990.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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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병원장의 이웃사랑이 「사랑의 쌀」 싹틔운 밀알/「남는 쌀로 기아 구제」 교계에 편지/국내ㆍ아주 빈민들 구호에 온정성범국민적인 민간운동으로 번져가고 있는 「사랑의 쌀나누기 운동」이 태동하기까지는 기독교단의 합치된 마음이 있었지만 한병원장의 뜨거운 이웃사랑이 큰 밑받침이 됐었다.

강원 춘천시 운교동 베드로정형외과 조은제원장(39ㆍ순복음 춘천교회집사)은 일찍부터 남아도는 쌀에 큰 관심을 갖고 이 운동에 한알의 밀알이 되기를 기도해온 사람이다.

『잉여농산물문제와 기아문제를 동시에 영원히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쌀을 나누는 것밖에 없습니다』

3일 한국일보사에 1천만원을 선뜻 기탁한 조원장의 말은 너무나 간단했으나 신념에 가득차 었었다.

오래전부터 국내외에서 구제와 선교사업을 남몰래 펼쳐온 조원장은 쌀풍년의 은혜가 쌀막걸리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이 운동의 필요성을 느껴왔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일부 교계신문에 자신의 생각을 기고하자 의외로 뜻을 같이한다는 많은 의견들이 전해져왔다. 한 가정주부는 금식기도를 통해 5만원을 보내겠다는 편지를 보내오는 등 호응이 잇따랐다.

조원장은 『이일이 혼자만의 일일수는 없다는 생각에 한경직목사 등 교계원로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도록 기도를 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점에 기독교단에서도 같은 의견들이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장장로(83)가 특히 이 운동을 통해 기독교단이 새로 태어나야 한다는 의견을 교단원로들에게 전했고 결국 이같은 뜻들이 모아져 사랑의 쌀나누기 운동본부가 지난달에 발족했다.

조원장은 개인병원을 경영하면서도 지난 87년8월 「아시아구제기금」을 병원부설기관으로 만들만큼 선교를 통한 구제활동에 정성을 쏟아왔다. 병원수익금의 일정비율을 적립해 그동안 7천여만원이 넘는 빈민구호사업을 국내외에서 펴왔다.

그동안 방글라데시 4차례,인도 2차례,태국ㆍ네팔 등 아시아국가의 빈민촌을 혼자 돌아다니며 한국에 내려진 풍요의 축복을 골고루 나누었다. 지난2월초 인도 캘커타에서 테레사수녀를 만나보고 늙고 연약하고 작은몸의 노인이 믿음 하나로 사랑을 실천하는데 큰 감동을 받았다. 신체의 질병보다 마음의 곤궁함이 더욱 무서운 것을 깨달았다.

인도에 갈때는 통일벼 1가마를 함께 비행기에 싣고가 밥을 지어 그들의 입맛까지 알아보고 통일벼가 그들에게도 훌륭한 주식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사랑의 쌀나누기 운동」이 호응이 커져 하루에 4만명씩 굶어죽는 세계어린이들에게도 사랑을 나눠줄 수 있기를 조원장은 기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조원장의 병원은 사랑의 병원이다. 동사무소가 파악하지 못한 영세민들을 찾아내는게 조원장의 일이다. 의외로 영세민통계에서 빠진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질병 등으로 가족에게 따돌림을 받았거나 알코올중독자 등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곧 병원무료환자로 보살핌을 받게된다. 병원직원 20여명은 매일아침 기도로 진료를 시작한다. 현재 간호사 3명이 필리핀ㆍ네팔ㆍ태국에 선교사로 나가있기도 하다.

순교자인 김진수목사가 친척할아버지로 4대째 기독교 집안인 조원장은 경희대 의대를 졸업,86년에 개업했고 부인 (36)도 알코올중독자에 큰 관심을 갖고있는 신경정신과 의사이다.

『하나님이 환자를 많이 보내주는 것은 재물을 하늘에 쌓으라는 뜻』이라는 조원장은 『사랑의 쌀 나누기운동이 메마른 현대인의 가슴을 여는 열쇠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한기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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