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극복ㆍ민심 수습등 이유/YS,사석서 자주 필요성 강조… 회동서 건의한 듯/청와대서도 “방소외 중요얘기 나눴다” 간접 암시○…한동안 잠잠했던 내각개편문제가 28일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의 청와대회동을 계기로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1월말 3당합당에 의한 민자당 창당 움직임이 공식화됐을때 국정쇄신의 차원에서 정치권의 변화와 함께 내각도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 개각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노대통령 주변에서 개각과 관련한 뚜렷한 움직임이 없는 데다 정부와 민자당의 고위관계자들마저 『4월초 민자당전당대회 이후에나 개각이 있을 것』이라고 한결같이 여유를 보여 개각문제는 슬그머니 수면하로 잠복돼 있는 상태였다.
한편 정부측 특히 경제관련부처나 경제계쪽에서는 경제난 극복을 위한 범국민적 분위기 조성과 민심수습을 위해서는 정부내에 새로운 경제팀 구성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다.
이는 경제관련부처의 공무원들이 「장관이 경질될것」이라는 감 때문에 업무추진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으며,더구나 정부측 경제팀장격인 조순부총리가 노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정부내에 공공연히 알려져 있어 개각유보가 오히려 경제난국 극복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임명권자인 노대통령은 개각에 관한 어떠한 시사도 유보하고 있다. 노대통령은 지난 24일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개각시기에 관한 질문에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고 『개각에 관한 섣부른 추측을 하지말라』고 당부해 지금이 개각의 적절한 시기가 아님을 간접적으로 비췄다.
정부와 당쪽에서는 노대통령의 이같은 언급과 4월초 전당대회등 정치일정 등을 감안해 개각이 국회회직자의 임기가 끝나는 시기와 맞춰 4월 중순께부터 5월초 사이에 단행될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시됐다.
김영삼최고위원이 28일 청와대회동에서 노대통령에게 조기개각을 건의했을 것이라는 정가의 지배적인 관측은 그 나름으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최고위원은 민심수습과 경제난국 극복을 위해서는 조기개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수차례 측근들에게 얘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최고위원은 회동에 앞서 측근들에게 『노대통령에게 조기개각이 단행돼야 하는 이유로서 현장의 감을 전달해야 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민생현안등을 위해서도 개각이 필요하지만 특히 6월말께 실시될 지자제 선거의 준비를 위해서도 개각시기는 4∼5월보다 지금이 적절한 시기로 본다』고 말했다. 지자제 실시에 대비한 정부차원의 충분한 사전준비를 위해서는 어차피 개각할 필요성이 있다면 그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김최고위원이 방소문제 외엔 청와대회동에서 오고간 깊숙한 얘기들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으나 당관계자들은 조기개각 대목이 심도있게 논의됐으리란 관측이다. 최근 김최고위원이 사석에서 현내각의 동요를 크게우려하며 조기개각의 필요성을 누차 강조한데다 특히 현경제팀의 경제운영에 대한 당측의 불만을 누차 들어왔기 때문.
이와 관련,구민주계의 고위관계자는 이날 『김최고위원이 민자당출범에 따른 국정의 일대쇄신분위기 조성이란 측면에서 조기개각을 생각해왔다』며 『자신의 방소와도 관련,김최고위원은 임시국회가 끝난 직후를 적절한 개각시기라고 보고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김최고위원의 판단엔 현재의 경제난국타개를 위해선 경제정책 추진에도 「신사고」가 필요하고 개각을 계속 늦출 경우 경제처방의 타이밍을 잃게 된다는 신당경제팀의 주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청와대회담에서 김최고위원이 이같은 당내기류와 스스로 보고느낀 점을 설득력있게 전하며 노대통령과의 교감을 시도했을 것으로 안다』고 언급.
민자당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개각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고 최근 노대통령이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점을 강조한 만큼 김최고위원의 「감」전달은 일단 건의형식에 그칠것』이라며 『그러나 노대통령도 그의 건의에 크게 공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소식통은 이같은 분석의 근거로 청와대회담 내용을 발표한 이수정대변인이 『오늘의 경제난국,민생치안,수출,물가,부동산투기동향에 대해 김최고위원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얘기했다』고 한 것이나 김최고위원이 『방소문제외에 많은 중요한 얘기를 나눴으나 밝힐 수 없다』고 한 점에 유의하고 있다.
때문에 당주변에선 이날 『두사람간에 이미 조기개각쪽으로 의견이 좁혀진게 아니냐』는 얘기가 적지않은 실정이며 경제팀을 중심으로 그동안 자제해왔던 하마평도 서서히 머리를 들고 있다.
○…이와 관련,김최고위원은 이날 하오 청와대회동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만나 자신의 방소와 관련,『노태우대통령과 당정협조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협의를 했다』면서도 구체적 내용엔 함구했다. 그러나 이날 노대통령과 김최고위원의 오찬회동이 민자당출범후 첫 「단독대좌」란 점에서 개각등 민감한 「당정현안」에 대해 조율작업이 진행됐다는게 지배적관측이다. 특히 김최고위원이 「3인공동대표의 국정공동책임」이라는 3당합의 기본정신에 입각,능동적 운신을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하고 있는 점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이유식기자>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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