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7인 문안위 구성ㆍ청와대 도움까지/김대중 목동 칩거 구상중… 강경보다 은유로1백48회 임시국회는 첫날부터 김재순국회의장의 개회사에 반발,평민당의원들이 퇴장하는등 파란을 예고하고 있지만 오는 22ㆍ23일 양일간 전개될 여야 대표연설은 이같은 여야갈등을 표현하는 1차 고비가 될 것 같다.
지난날 야당가의 「대부」로서 숙명적인 경쟁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오던 김영삼과 김대중,이른바 두 김씨가 여야로 현격하게 처지를 바꾼 채 의정단상의 공방을 예고해놓고 있는 것이다.
두 김씨는 이미 지난 88년말 예산통과때 찬반으로 갈리자 황병태(구민주) 유준상(평민)의원을 내세워 「대리전」을 치른 적이 있지만 본인들이 맞서긴 이번이 처음.
대표연설에서 민자당의 김최고위원은 국민을 상대로 자신의 「처변」이 구국적 결단임을 강조하고 합당의 당위성을 설명한다는 입장. 반면 평민당의 김총재는 여당으로 말을 옮겨탄 김최고위원의 이면을 적시하고 합당이 대국민 약속파기임을 밝힌다는 것이어서 대표연설은 두 김씨의 상극적 대립관계를 선언하는 장이될 전망이다.
때문에 두 김씨는 TV로 생중계될 연설의 설득력을 높이려고 문안작성에서부터 제스처까지 심혈을 기울이는가 하면 연설진행방법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도 벌이고 있어 한층 관심을 끌고 있다.
○…민자당은 김용환정책위의장이 중심이 된 7인 문안기초소위를 진작에 구성했으며 관훈토론 때처럼 청와대측의 「일조」를 받다 20일로 연설초고를 끝낸 상태.
연설문의 역점은 합당을 결행케한 김최고위원의 대내외 정치인식과 함께 경제분야에 두어졌으며 전반적 기조는 책임정치 명분에 맞게 『…을 하겠다』는 공약식 표현에 치중하고 있다.
이에따라 김의장및 서상목의원이 경제대목을 맡았으며 김최고위원의 생각을 읽고 있는 강인섭 전민주당부총재가 정치외교 분야를 포함,전체적 문장을 손질해왔다. 한 관계자는 『첫 대표연설인 만큼 분배ㆍ노사문제 등 경제정의와 개혁의지를 드러내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그러나 3계보의 3색,예컨대 민정의 「안정」,민주의 「개혁」,공화의 「번영」 목소리를 반영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고 고충을 토로.
이와함께 민자당은 대중직접노출에 약한 김총재의 스타일 보완에도 적지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평민당도 조세형정책위의장과 유인학부의장등으로 5인 기초소위를 구성했는가 하면 20일 김총재가 직접 김종완ㆍ유준상의원 등 당내 중진의 주문을 청취하는등 준비에 박차.
김총재는 19일 밤 목동 친적집에 머물며 구상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임시국회를 『비약과 좌절의 기로』로 규정,선명야당성 회복을 강조하고 야권통합에 대한 비전도 내놓을 예정이다.
김총재는 이번 연설에서 대여전략의 결정판을 제시하며 ▲국민주권을 무시한 3당합당의 부당성 지적 ▲보안법개폐등 입법 마무리 ▲민생실정을 집중 추궁한다는 방침이며 학계ㆍ법조계ㆍ종교계의 광범위한 자문도 구한 상태.
이와함께 김총재는 노태우대통령과 김최고위원을 겨냥한 발언의 수위조절에 큰 신경을 쓰고 있는데 원색적 비난보다 「정치무상」등의 은유적 표현으로 가름할 방침.
김총재는 특히 대중연설의 장기를 십분 발휘,내각제개헌등엔 분명한 쐐기를 박는다는 생각이다.
○…두 김총재의 연설은 여야대표라는 「격」을 존중,양일에 나누기로 됐으나 한때 평민측은 「대비효과」의 「비교우위」를 노려 하루에 끝내자고 요구. 그러나 민자당은 지난해 4당체제의 대표연설이 나흘에 걸쳐 진행되었다는 관례를 내세워 이틀을 주장. 이에 평민은 종전 4당구조에서 김대중김영삼의 순서가 역전된 마당에 「당일치기」가 그다지 실익이 없다고 판단,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최고위원은 『대표연설을 당일로 끝내자는 게 본래 나의 생각』이었다고 말해 단기승부에도 자신이 있다는 태도.<이유식기자>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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