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4당체제와 여소야대가 무너지고 여대야소로 바뀐뒤 국민앞에 첫선을 보이는 국회이기 때문이다.2백20석에 가까운 민자당과 70석의 평민당은 정말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당의석의 야당의 3배나 되는 국회는 전례가 없다.
여당의석이 가장 많았던 유신국회에서도 여야간의 의석비율은 2대1 정도였다. 유신국회에서는 여야가 1명씩 나란히 당선되는 동반선거에 의해 선출된 지역구 의원이외에 소위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선출된 임명직이나 다름없는 여당의원들이 전체의석의 3분의1을 차지함으로써 절대안정세력을 구축했었다.
합당조치에 의해 탄생한 거대 여당이 과반수를 넘는 정도가 아니라 3분의2를 훨씬 넘는 의석을 차지함으로써 마음만 먹으면 개헌을 비롯하여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 민자당국회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당국회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앞으로 국회가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거의 전적으로 민자당손에 달려있다. 거의 절대적인 힘을갖고 있기때문에 책임도 그만큼 커졌다는 얘기가 된다.
막강한 힘을 엉뚱한데 쓰거나 독주할 경우 국민들은 힘으로 밀어붙이던 구정권시대를 연상하여 민자당을 외면할 것이다.
이번 국회는 거여소야의 첫 시험무대가 될 것이기 때문에 4당체제의 국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새국회상을 보여주지 않으면 합당의 명분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합당시 국민에게 약속한 각종개혁도 이번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단행해야 할 것이다.
만일 그 거대한 힘을 기득권보호나 현실안주를 위해 사용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리고 야당과 충분히 대화를 통해 절충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여당의 3분의1밖에 안된다고 거대여당이 왜소야당을 무시하거나 짓밟을때 국민여론은 야당을 동정하게 될 것이다. 과거의 대여는 언제나 강권정치의 주역처럼 인식되어 왔다. 만일 민자당이 새로운 대여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실패할 경우 국민들은 나쁜 결과를 가져왔던 과거 대여의 인상을 상기할지도 모른다.
새로운 국회상을 만드는 것은 아무리 큰 여당이라고 해도 여당만의 책임만은 아니다. 아무리 작아도 야당의 책임도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국회는 4당체제를 버리고 양당체제로 운영하는 첫 시험대이기때문에 여당에 맞서는 야당의 역할이 전에비해 훨씬 돋보일 것이다. 따라서 야당도 새모습으로 달라져야 할 것이다. 언제나 여당의 태도와 상관관계를 갖는 것이지만 수가 적다고 무조건 소리만 지르고 악만 쓰는 야당을 국민은 싫어할 것이고 강경일변도의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야당에도 진력이 난지 오래이다. 거대여당을 견제하는 거대야당으로 성장하려면 분명히 새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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