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ㆍ목ㆍ토 모여 “반상의 수담”/회원 천여명… 아마 유단 20여명/매년 4차례 대회… 국제 교류도우리나라의 여성바둑인구는 전체의 10분의1인 50만명을 헤아린다. 한국여성기우회(회장 한일랑ㆍ44)는 이런 여성바둑인구를 바탕으로 지난74년 1월 「여성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기풍을 진작하고 여성바둑 보급을 위해」발족됐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국기원 405호(7362344) 사무실에서는 매주 화 목 토요일이면 40∼50명의 회원이 모여 오로의 수담을 즐긴다.
등록회원 1천여명중 3백여명이 활동중인데 1백여명은 아주 적극적이다. 아마추어 유단자가 20여명이나 되며 프로기사도 3명이다. 올해부터는 여성프로 입단대회를 매년 개최,풀리그전으로 최고수 2명을 뽑아 프로입단시킬 예정이다.
회원들은 남편 등 가족,친지들로부터 바둑을 배운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처음부터 마음먹고 기원에 나가 바둑을 배운 사람들도 많다. 또 대부분이 40대이상의 주부들이다. 초창기에는 미혼직장여성,여대생 등이 주류였으나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중년기의 자기관리가 중요해지면서 나이든 주부들이 많아졌다.
바둑을 둘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입회비 1만원ㆍ월회비 5천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회원들이 모이지않는 월ㆍ수ㆍ금요일에는 초보자강습도 실시할 예정이다.
기우회는 수시로 자체 리그전을 열어 친목을 도모하고 실력을 배양하고 있다. 20여개 직장기우회와 친선교류전도 열고 있는데 승률은 45∼50%선. 매년 1월 롯데배최고위전,2월 여류국수전,5월 쌍용배여왕전,7월 회장배쟁탈전을 갖는다.
이밖에 5월 일본 오사카에셔 국제교류전,8월 미국 콜도라도에서 한미교류전,11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제2회 세계여류바둑대회에 참가하는 등 올해 여성기우회는 아주 바쁘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제1회대회에서는 6위에 그쳤으나 평균실력은 세계상위권으로 올해는 좋은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우회는 매주목요일 프로기사를 초빙,강습을 받고있다. 9년전 대학서클에서 바둑을 배운 주부 고형옥씨(29ㆍ경기 미금시 금곡동 세림아파트 201동)는 5년전 기우회에 가입,본격적으로 실력을 길러 아마5단이 됐다.
고씨는 『즐기면서 사고력을 키울수 있는 것이 바둑』이라며 『밖으로 나돌던 남편들이 아내와 바둑두는 재미를 붙이면 귀가시간부터 달라진다』고 말했다.
기력이 20년을 넘는 김숙현씨(55ㆍ보험회사 근무ㆍ서울 은평구 진관내동 400)는 3급실력. 3년전부터 남편(55)과 아들(24)에게 바둑을 가르쳐 틈나는대로 가족리그전을 열고있다.
83년부터 계간회보도 내고있는 여성기우회는 단순한 취미친목단체를 지양,고아원 양로원을 방문하는 등 사회봉사활동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올해초 17대회장으로 취임한 한씨는 『전국에 산재한 바둑교실을 찾아 교류전을 더많이 갖고 재능있는 어린이를 조기발굴,집중육성할 계획』이라며 『회원중에는 시어머니에게 바둑을 가르쳐 드려 고부간의 갈등을 한판대국으로 해소하고 화목을 다지는 경우도 많다』고 여성들의 가입을 권했다.
아마2단인 총무 권미영씨(26)는 『바둑의 조용하고 치밀한 분우기는 오히려 여성들에게 더 어울린다』며 식불득승(욕심을 내면 이기지못한다),사소취대(작은것을 버리고 큰것을 취하라)라는 기훈은 실생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곽영승기자>곽영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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