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가 왜 질기나”고객 의문점 현실로/정육점보다 비싼데다 이윤도 5배나/“포장된 채 납품받아 모른다” 발뺌 소비자 분노지난해 1월 속임수바겐세일로 신용에 먹칠했던 대형백화점들이 이번에는 수입쇠고기를 한우고기로 속여 비싸게 판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지난해의 일로 담당간부들이 사기죄로 기소돼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있는데도 이들업체는 전혀 뉘우침없이 또다른 사기상술을 계속해 왔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던져줬다.
백화점고객들이 그동안 의아하게 생각했던 쇠고기맛이 이런 사기때문이었음이 밝혀짐으로써 그동안 백화점이 누려왔던 맹목적인 공신력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앞으로 검찰수사가 마무리돼야 판매경위,수량,수법 등 상세한 전모를 알겠지만 현재까지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수입쇠고기를 한우고기에 섞어 포장육,선물세트 등으로 포장,전부가 한우고기인 것처럼 팔아온 사실.
수사대상에 오른 9개백화점가운데 업체에 따라서 다르지만 이같은 사기상술은 ▲직접 고기를 구입,자체의 가공 공장에서 재포장하거나 ▲납품업체들로부터 포장된 고기를 전량납품받거나 ▲직접 구매와 납품 등 3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수입쇠고기를 통상 6개월이상 냉동상태에 있던 것이어서 한우고기보다 붉은색을 띠며 요리해 놓으면 조각조각 갈라지는 특성이 있고 매우 질기기 때문에 웬만한 주부들이면 금세 식별이 가능하다.
대문에 이들업체는 수입쇠고기전량을 한우고기로 속여 팔지않고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20∼40%수입쇠고기를 한우고기사이에 끼워넣는 교묘한 방법으로 소비자들을 속여왔다.
또 이같은 상품은 포장육,선물세트 등으로 포장돼 있어 선물용으로 가정에 배달되거나 소비자가 직접 구입한다해도 일일이 포장을 뜯고 확인할 수 없어 그냥 한우고기로 팔려왔다.
검찰에 의하면 한우고기의 판매이윤은 대략 15∼20%에 불과한데 비해 수입쇠고기를 한우고기로 속여판 경우 50∼1백%의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속임수를 써왔다는 것.
더욱이 이들 유명백화점은 수입쇠고기를 섞어 팔면서도 일반정육점의 가격보다 58∼77%씩 비싸게 팔아 엄청난 폭리를 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수사기술상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판매한 부분만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백화점 당 2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밝혔다.
현행 형법 제347조는 사기죄를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득을 취한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제까지의 판례를 보면 상거래관계에서 상품의 질이나 수량을 속일 경우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기망행위로 인정하고 있어 이번에 백화점들이 수입쇠고기를 한우고기로 속여 판 사실을 맹백히 사기죄에 해당한다.
다만 판매의 방법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포장의 겉면에 한우고기라는 표시를 했는지,아무런 표시없이 한우고기인 것처럼 팔았는지,종업원들로 하여금 구두로 한우고기라 하며 팔았는지 등이 가려져야 하겠지만 어떠한 방식이든 기망행위로 소비자들을 착오에 빠뜨렸다면 사기죄의 처벌이 가능하다는게 검찰의 입장이다.
15일밤 철야조사를 받은 일부 백화점의 식육담당실무자들은 『포장속에 수입쇠고기가 섞였다면 납품업자들이 고기를 섞어 포장,납품한 것이지 백화점측에서는 이를 몰랐다』고 사기행위를 부인했다.
검찰은 그러나 납품받는 상품에 대해서는 정기적으로 엄격한 품질검사를 해야하는 백화점측에서 이를 몰랐을리 없다고 보고 이들의 관련 사실을 추궁하는 한편 백화점담당 간부들이 회사몰래 납품업체와 결탁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은 담당간부들이 납품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수입쇠고기가 섞인 한우고기를 납품받아 그대로 팔았을 때는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재산상 이익을 취한 경우」에 해당,업무배임죄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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