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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까지 통독” 더욱 가시화/13일 열린 2개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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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까지 통독” 더욱 가시화/13일 열린 2개회담

입력
1990.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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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독 정상/통화 단일화로 경제통일/3월 동독총선후 본격화/나토ㆍ바기구/미ㆍ소등 6국회담서 협상/구체적 통독일정표 확정독일 통일을 위한 구체적 일정표가 확정되고 통독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13일 지구 반대편에서 동시에 열린 동서독 정상회담과 나토­바르샤바회원국 23개국 외무장관회담은 각기 통독을 위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본에서 열린 동서독 정상회담은 양독 통화의 단일화를 추진할 실무위원회 구성에 합의,정치적 통일의 바로 전단계인 경제적 통일을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동시에 오타와에서 열린 나토­바르샤바회원국 외무장관회담에서도 동서진영이 2단계 통독방안에 합의함으로써 국제적으로 공인된 통독의 일정표가 확정됐다. 확정된 통독의 일정표란 개략적으로 3월 동독총선이후 동서독이 구체적 통일방안을 마련,2차대전의 4대 승전국인 미소영불의 협의를 거쳐 올해말에 개최될 범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서 승인을 받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독일통일은 아직도 많은 걸림돌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헬무트ㆍ콜 서독총리가 밝혔듯이 오는 92년 이전까지 실현될 전망이 더욱 밝아진 셈이다.

콜 서독총리와 한스ㆍ모드로 동독총리는 정상회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통화단일화를 위한 양측의 실무위원회가 내주 구성돼 업무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콜총리는 이어 서독 마르크화를 동독의 법정화폐로 도입,서독이 동독경제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을 갖게 될 것이지만 통화통합과 이에따른 조치는 3월18일로 예정된 동독총선이전에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콜총리는 동독정부가 요청한 1백50억마르크(미화 90억달러)의 재정지원방안은 거부하고 우선 올해안에 25억마르크를 지원키로 했다.

동서독 정상이 통화단일화 추진에 합의한 배경은 동독경제가 사실상 「붕괴직전」에 있고 이를 막기위해서는 서독의 「응급수혈」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수혈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먼저 동독이 수혈을 받을수 있는 체질로 변해야하며 그 방법이 바로 통화단일화라는 것이다.

따라서 통화단일화란 결국 동독이 서독과 같은 완전한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번 동서독 정상회담에서 예상과 달리 화폐통합에 합의하지 못하고 통화단일화 추진이라는 원칙에만 합의한 것은 이같은 이유때문이다. 정상회담 전날 동독의 각 정파가 모두 참여한 가운데 열린 원탁회담도 모드로 총리가 즉각적인 화폐통합에 찬성하지 못하도록 한계를 못 박았었다.

이에반해 콜총리와 서독측은 동독이 올해만도 8만5천명이 서독으로 이주하는등 「비상한 혁명적 사태」에 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혁명적 대응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즉각적인 화폐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화폐통합은 동서독은 물론 유럽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동독에서는 국제적 경쟁력이 없는 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률이 증가할 것이며 토지사유제가 도입돼 많은 농민들이 땅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서독으로서도 갑자기 통화가 팽창됨으로써 인플레가 발생하고 2백억달러에 이르는 동독의 외채를 서독이 짊어지게 되는 등 수많은 문제점을 감수해야 한다.

한편 유럽공동체의 경제ㆍ통화단일화 계획도 동서독의 화폐통합이 이루어지면 전면 재조정돼야 한다.

이같은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통화단일화는 완전통일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오는 3월 동독총선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될것이 확실하다.

통독의 실현은 이같은 양독간의 문제보다는 미소를 포함한 주변 관련국들의 의사가 더욱 결정적 역할을 하고있기 때문에 동서진영의 2단계 통독방안 합의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있다.

이 방안은 동서독과 4대 전승국을 의미하는 「2+4 방식」에 따라 양독일이 우선 통일과 관련된 국내적문제를 해결하는 회담을 가진다음 4대 전승국이 참여함으로써 관련 6개국이 독일의 군사적지위,군축,국경선문제등 외교문제에 관한 협상을 한다는 것이다. 이 방안은 미국이 제안,관련국들이 모두 승인한것으로 알려졌으며 한스ㆍ디트리히ㆍ겐셔 서독 외무장관은 이들 4대전승국 외무장관들과의 접촉에서 통일독일의 군사적지위와 유럽의 전후 국경불가침성에 관한 보장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져 이 6개국회담에서 통독의 구체적방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통독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갑자기 무르익고 있는 것은 지난 10일 열린 콜서독 총리와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서기장간의 독소정상회담이 결정적 돌파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 회담에서 고르바초프서기장은 통일에 대한 독일의 자결권을 인정하고 통독의 최대 걸림돌이 되어온 군사적 중립화주장에 대해 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대해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은 오타와회담에서 중립화방안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부인하기는 했지만 소련이 독일의 군사적 지위문제보다는 전후 국경선 준수에 더욱 주안점을 두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미 궤도위에 올라선 통독열차가 종착역을 향해 점차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본=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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