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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서 「안방」으로…“새벽공포”확산/서울전역 휩쓰는 괴방화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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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서 「안방」으로…“새벽공포”확산/서울전역 휩쓰는 괴방화사건

입력
1990.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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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대담… 인명피해 우려/강북→강남→다시 강북서 범행/사회불안 조성이 목적인듯경찰의 방범총비상령을 비웃기라도 하듯 서울시내 주택가방화사건이 23일째 계속되고 있어 시민들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13일새벽 중랑구 상봉2동ㆍ동대문구 장안4동의 2건을 비롯,12일 하루에만 마포구 합정ㆍ대흥동,성동구 성수동,노원구 공릉동 등에서 6건의 방화가 일어나는 등 연쇄방화는 지난달 22일이후 서울시내 14개구 33개동에서 모두 99건이 발생한것으로 집계됐다.

▷발생지역◁

처음 서울중심지역 한옥 대문에서 시작된 괴방화사건은 이제 서대문ㆍ강서ㆍ양천ㆍ구로ㆍ강남ㆍ송파구 등 7개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으로 번졌다.

동대문ㆍ성동ㆍ성북 등 강북지역에서 장난질처럼 출발한 「방화행진」은 지난 6일이후 영동포ㆍ관악구 등 강남지역으로 건너갔다가 다시 강북 지역으로 되돌아오는 등 시내전역에서 새벽출몰을 계속하고 있다.

방화대상도 8일이전까지는 한옥대문에만 한정됐으나 점차 양옥 다세대주택 등으로 확산되고 있고 처음 방화원인으로 지목됐던 재개발지역의 피해는 6가구에 불과하다.

심지어 지난11일에는 강동구 성내2동의 현직경찰관 집에까지 불길이 일어나 유리창 8장이 깨지기도 했다.

▷범행수법◁

범인은 당초 한옥 밀집지역의 5∼8가구 나무대문에 불을 지르고난뒤 대문을 두드리거나 초인종을 눌러 방화사실을 알려주는 등 재산ㆍ인명피해를 피하려는 배려가 뚜렷했었다.

그러나 지난8일 관악구 봉천동과 용산구 한남2동 방화사건의 경우 담을 넘어 집안까지 침입,유리를 깨고 인화물질을 부어넣은뒤 불을 붙이는 등 계획적으로 대형화재를 일으키려는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또 12일 마포구 합정동 438의12 정중부씨(49ㆍ회사원) 집에서 발생한 방화는 범인이 2층현관앞까지 올라가 불을 지른것으로 나타나는 등 갈수록 수법이 대담해지고 있으며 인명피해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범행현장에선 지금까지 유류품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12일 방화의 경우 경찰배치가 비교적 허술한 지역을 골라 불을 지른 것으로 보아 조직성과 치밀성이 엿보인다.

범행에 사용한 인화물질도 초반에는 냄새가 많이나고 그을음이 남았던 것으로 미루어 석유로 추정되지만 7일 이후로는 피해주민들이 『펑』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진술을 많이 하고있어 인화성이 강한 휘발유나 시너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일 강동구 성내2동에서 일어난 방화는 라이터용기름인 솔벤트를 쓴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범인이 석유→휘발유ㆍ시너→솔벤트 등으로 휴대가 간편하고 발화력이 뛰어난 물질을 바꿔가며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수사◁

경찰은 비상경계망에도 불구하고 방화가 계속되고 그 수법이 치밀한 점 등으로 보아 일단 정신질환자에 의한 단독범행보다는 사회불안을 노리는 조직범죄쪽으로 수사초점을 맞추고 있다.

불안한 심리의 방화광이 광범위한 지역을 20여일동안 돌아다니며 불을 지르고도 꼬리가 잡히지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추리다.

경찰은 범인들의 방화를 계속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유인물이나 낙서 등으로 남기지 않는 점으로 미루어 이들이 치안태세에 혼란을 주는데 주목적을 두고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방화사건이 발생한지역이 모두 어느정도의 지리감을 갖지않고는 쉽게 도주할수없는 지역이라는 현장조사결과에 따라 새벽에 범행을 하기앞서 낮에 사접답사를 하고있는 것으로 보고있으며,2∼3㎞반경내의 1∼3개동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방화를 하고 있어 차량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특히 방화가 지난3일 이후 2∼3개동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점을 중시,지휘체계를 갖춘 몇개의 조직에 의해 계획적으로 범행이 저질러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는것으로 보고있다.<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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