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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축구장 전자신분증계획 반발 거세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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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축구장 전자신분증계획 반발 거세 백지화

입력
1990.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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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사건 잦아 정부서 추진/“전통먹칠” 여론 벌집… 대처 굴복영국정부는 최근 축구경기장에 불량배의 입장을 막기위한 입장객의 전자신분증휴대의무화 계획을 공식 포기했다.

이러한 고육지책은 작년 4월15일 95명의 축구관람객이 질식ㆍ압사한 힐즈보로세필드경기장 참사사건이후 마거릿ㆍ대처총리가 추진했었다.

그러나 매스컴과 축구클럽ㆍ사회학자ㆍ기술자들은 물론 집권보수당의원 일부와 노동당의원 전원이 맹렬히 반대,대처총리의 계획은 호된 비판을 받았다.

물론 대처의 계획은 영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이면서 너무나 자주 폭력사태가 일어나는 축구경기장의 입장자 신분을 조사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신분증이란 도대체 영국인들에겐 생소한 것이다. 영국인들은 국민임을 증명하는 신분증이 없으며,영국인들은 이를 적지않은 자랑거리로 여겨왔다.

「여왕폐하의 신민」들은 정부관계자들에게도 자신의 신분을 증명키위한 서류를 제시할 필요없이 말로써 충분하다. 영국의 이러한 전통을 거슬러 개인의 지고한 권리를 제한하려는 대처총리의 시도는 뜨거운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대처의 구상은 크레딧카드 모양의 전자신분증을 만들어 경기장 입구의 회전문에서 통제하려던 것이다. 즉 중앙컴퓨터에 의한 자기신호해독으로 경찰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불량배들을 자동적으로 입장을 금지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경기장에 상주하다시피하는 수백만명의 축구팬이나 가끔 축구장을 찾는 애호가들은 이러한 절차를 통과해야하기 때문에 민권 수호자들은 이러한 제도가 국민전체의 등록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비판했다.

또 노동당은 그것이 특정계층에 대한 모욕이라고 몰아붙였다.

어쨌든 영국의 여론과 전통은 대처를 이겼다. 대처총리의 지시에 따라 세필드경기장의 참사와 관련된 종합대책보고서를 마련한 법조인 테일러경은 76가지의 제안가운데 첫째로 입석과 평지의 좌석을 없애도록하고 둘째로 암표를 범죄로 단속하도록 촉구했다.

테일러경의 보고서 발표후 데이비드ㆍ워딩턴 내무장관은 지난 1월29일 하원에서 『정부는 전자신분증계획을 철회하고 테일러경의 권고를 따를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워딩턴장관은 테일러경의 제안들이 경기장에서의 난동을 종식시키지 못할경우 정부는 신분증계획을 다시 추진하게될 것 이라며 계획의 완전백지화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신사의 나라」 영국에 이런 소란은 무엇때문인가. 유럽대륙사람들까지도 영국의 축구장 소란대책에 적잖은 관심을 갖게해준 것이 이번 신분증 소동이었다.【파리=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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