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소 지도부 분파작용 심할듯/다당제 채택으로 본격화 전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소 지도부 분파작용 심할듯/다당제 채택으로 본격화 전망

입력
1990.02.10 00:00
0 0

◎「고」정점… 국내외서 폭넓은 지지 개혁파/리즈코프 중심… 사실상 「고」세력 중간파/리가초프등 관료조직… 「고」비판 보수파/옐친 구심점… 세력 급속 확산중 급진파/7월 당대회 전후에 절정 예상소련 공산주의 역사에 일대 분수령으로 기록될 공산당중앙위총회가 고르바초프서기장이 제안한 획기적 당강령을 채택하고 7일 폐막함에 따라 앞으로 공산당내 보혁대결과 이에 따른 분파현상이 첨예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관측은 다당제의 수용으로 공산당이 주도하는 개혁정책에 불만을 가진 세력들이 별도의 정당을 결성할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또 당 권력구조의 개편으로 대폭적인 인사개편이 불가피해졌고 고르바초프서기장도 이를 계기로 보수파에 대한 대대적 숙청을 단행할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미 공산당내 급진개혁파들은 새강령이 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당내 보수파들이 제거되지 않은 점등을 들어 조만간 분당을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개혁의 완급을 둘러싼 소련지도부내 보혁대결은 오는 7월초로 앞당겨진 제28차 당대회를 전후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이며 이후 소련의 새로운 정치구도가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공산당정치국을 중심으로 한 소련지도부내 파벌은 크게 나누어 개혁파,보수파,급진개혁파,중간파등 4대세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같은 분류는 복잡한 공산당내 노선차이를 지극히 단순화 한 것이고 분류기준도 애매한 것이 사실이지만 큰 흐름은 파악할 수 있다.

고르바초프를 정점으로 하는 개혁파는 현재 소련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핵심세력이다. 이들은 국내적으로는 폭넓은 대중적 지지기반을 갖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도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이 성공하길 바라는 각국 지도자들로부터 유형ㆍ무형의 지지를 받고 있다.

고르바초프를 제외한 11명의 정치국원 중에는 소련의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62)과 페레스트로이카의 주역으로 알려진 야코블레프 국제정책위원회의장(66)등 2명이 개혁파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은 고르바초프의 분신과도 같은 측근 인물로 고르바초프 개혁정책의 이념적 뼈대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셰바르드나제는 그루지야공화국 출신의 외교담당자이고 야코블레프도 과학아카데미출신의 역사학자여서 중앙정치에 기반이 전혀 없는 것이 큰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리즈코프총리를 중심으로 한 중간파는 주로 개혁정책을 실천에 옮기는 관료파들로 개혁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이상보다는 현실을 중시하며 너무 급진적인 개혁이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계하는 신중파들이다. 이들은 보수파들을 혐오하면서도 급진적 변화를 우려하는 당내 중간세력들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다.

리즈코프총리(60)를 비롯,슬륜코프 사회경제담당서기(60),메드베데프 이념담당서기(60),마슬류코프 국가기획위원회의장(52),크류츠코프 KGB의장(65),이바시코 우크라이나공 제1서기(57)등이 중간파로 분류되는 정치국원들이다.

그러나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11명의 정치국원중 보수파로 알려진 보로트니코프를 제외한 전원이 지난 85년 3월 고르바초프가 집권한 이후 그에 의해 임명된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중간파도 사실은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을 지지하는 세력으로 볼 수 있다.

리가초프로 대표되는 보수파는 스탈린주의 체제에서 누려온 기득권이 개혁으로 인해 상실될 것을 우려하는 관료조직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의 혼란 상황이 과거의 정체때문이 아닌 페레스트로이카의 결과』라며 개혁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집권이후 10차례의 대폭인사를 통해 보수파를 숙청했으나 이번 중앙위에서 그 잔존세력이 결코 적지 않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고르바초프가 중앙위 연설에서 『정치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발언한 것도 보수파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 것이다. 핵심인물인 리가초프(69)는 85년 4월 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이념담당서기로 발탁돼 고르바초프의 오른팔 역할을 했으나 88년 9월 농업담당서기로 좌천되면서 보수파의 리더로 인식돼 왔다.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의장인 보로트니코프(64),자이코프 모스크바당 제1서기(66)등도 정치국내 보수파로 분류되고 있다.

급진개혁파는 잘 알려진대로 최고회의위원인 보리스ㆍ옐친(59)을 구심점으로 하고있다. 이들은 정치국과 서기국등 당내 권력기구에 기반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약점이 있지만 보다 과감한 개혁을 바라는 당원과 학생 청년조직등으로부터 열광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인민대표자대회(의회)대의원들로 구성된 준야당조직인 「지역간 그룹」을 결성한 이후 빠른 속도로 그 세력을 넓혀 오고 있다. 이들은 동구 공산당이 그랬듯이 조만간 공산당에서 이탈,서구식 사회민주당을 결성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그동안 고르바초프는 급진개혁파와 보수파가 당내에 공존토록 함으로써 그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개혁의 속도를 조절하는 뛰어난 통치술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제 공산당의 독점적 지위에 대한 보장이 사라지고 국민의지지에 의해서만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고르바초프는 새로운 통치방식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위기를 기회로 역이용 할줄아는 그의 탁월한 정치능력이 새로운 소련정치구도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배정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