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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천학 한중」 정상화 될까/새 사장 취임으로 전기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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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천학 한중」 정상화 될까/새 사장 취임으로 전기맞아

입력
1990.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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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경영인 영입ㆍ물량확보 “발판 마련”/「2년 혼돈」 수습여부가 관건2년여 동안 민영화 진통을 겪어오다 두차례의 입찰이 모두 유찰됨에 따라 끝내 공기업으로 남게된 한국중공업이 안천학 쌍용중공업 사장의 새 사장선임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됐다.

새 선장을 맞이한 한중호가 과연 누적된 부실경영의 늪에서 헤어나 성공적인 공기업으로서의 새로운 변모를 보일 것인가,아니면 끝내 회생하지 못하고 좌초하고 말 것인가. 새로 닻을 올린 한중의 앞날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안천학사장을 발탁한데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경영인중 안사장만큼 열성과 능력을 갖춘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 재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사심 없이 일에 매달리고 박력있게 추진한다는 개인적인 능력 외에 근로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현장중심의 경영방식과 지금의 한중과 비슷한 처지에 있던 쌍용중공업을 흑자기업으로 전환시킨 경험 등으로 미뤄 안사장이 한중경영 정상화를 책임질 사람으로 적임자라는 것이다.

안사장은 지난 83년 9월 쌍용중공업 사장으로 취임한 이래 6년반동안 서울에 있었던 기간은,합쳐서 한달도 안될만큼 철저한 현장주의의 경영인이다. 창원지역에 50여개의 대기업이 있지만 창원에 상주하는 사장은 안사장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근로자들이 운동장에 모여 분규조짐을 보이자 안사장이 와이셔츠소매를 걷어 붙이고 근로자로부터 북을 넘겨받아 근로자들과 함께 북을 두들기며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는등 누가 근로자고 누가 사장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어울려 한바탕 놀이마당으로 변화시킨뒤 근로자들을 생산현장으로 돌아가게 한 사실은 창원지역에선 유명한 일화로 전해질 정도다.

근로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안사장을 한중의 근로자들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조의 한 간부는 『한중이 현대나 삼성에 넘어간 것보다 안사장이 경영을 맡게 된 것은 잘된일』이라고 말하고 『노조도 안사장의 경영방침에 최대한 협력,경영정상화에 앞장설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안사장 본인도 사석에서 『한중을 한번 맡겨주면 기업을 살려낼 자신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의욕을 갖고 있다.

또다른 긍정적인 요인으로 발전설비 일원화조치가 그대로 존속돼 작업물량이 확보돼 있다는 점을 들기도 한다.

한중의 수주잔량이 1조7천억원에 이르는데다 한전이 발주한 발전설비물량이 매년 6천억원씩 2000년까지 5조6천억원에 달해 외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데는 충분하다는 것.

그러나 유능한 전문경영인과 물량확보만으로 과연 빈사상태에 빠진 한중의 경영정상화가 가능한가에 대해서 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선 물량이 확보됐기 때문에 누가 맡더라도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으나 민영화 논란이 인 지난 2년동안 한중은 사실상 경영의 공백상태나 다름 없는 상황에 빠져 각종 구매와 관련된 부조리가 성행하고 근로자들의 근무기강이 해이해졌고 시설의 관리가 잘못돼 녹이 스는등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때문에 재무구조도 4천2백10억원의 자본금이 모두 까먹고도 5백10억원이 잠식될만큼 악화돼있다. 해외수출 물량도 적자투성이다.

안사장이 적자이던 쌍용중공업을 흑자기업으로 전환시켰다지만 매출액규모에서 한중의 3분의1에 불과,안사장이 수완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가 약속한 1천억원의 추가출자문제도 선결되어야 할 과제다.

일부에서 감원에 따른 노조의 거센 반발을 우려하고 있는데 이점에 대해선 안사장이 임원들 중심의 감원은 있을 수 있으나 생산직 근로자는 오히려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또 가능한 한 생산직근로자의 감원은 피할 방침이어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것 같지는 않다.

한편 상공부는 한중의 정상화 앞에 가로 놓인 수많은 걸림돌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사장에게 경영전권을 위임,일체 경영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보장을 받은 안사장은 즉시 창원으로 내려가 현황을 파악한뒤 빠른 시일내 경영진 개편,조직과 인력의 재배치,구매ㆍ인사ㆍ원가관리ㆍ영업활동 등의 모든 시스템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상공부는 안사장의 한중경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늦어도 내년엔 흑자가 가능하고 95∼96년엔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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