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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찌른 도심강도/「미용실 2인조」… 경찰 보안 급급(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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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찌른 도심강도/「미용실 2인조」… 경찰 보안 급급(등대)

입력
1990.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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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하오7시40분께 퇴근시민들로 뒤덮인 서울 종로2가 도심한복판의 2층 미장원에서 벌어진 2인조 강도사건은 방범무방비 상태인 번화가의 허를 찌른 범행이었다.한가로이 머리를 다듬고 마사지를 받던 20여명의 손님들만 30여분동안 공포에 떨었다.

범인들은 유일한 남자종업원에게 가스총을 쏘아 실신시킨뒤 유유히 달아났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형사 40여명은 상부의 지시대로 쉬쉬하며 보안유지에만 급급,뒷북수사만을 하여 제2 제3의 범행을 사실상 조장한 꼴이 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손님들로부터 구로동 룸살롱살인사건의 범인들과 인상이 비슷하다는 진술을 받아내고서도 범인들중 한명의 두발모양이 틀리다며 동일범일 가능성을 무시,별개사건이라고 큰소리치다가 뒤늦게 범인들의 사진을 대량 복사,허겁지겁 탐문하는 등 초동수사에서부터 헛돌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미장원의 카운터는 물론 손님들의 현금 귀금속을 몽땅 털어갔는데도 경찰은 피해액수조차 70여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해 은폐ㆍ축소의 구태를 재연했으며 형사들은 형사계를 피해 조사계에서 보고서작성 등을 했다.

종각건너 YMCA부근인 미용실앞에서는 이날도 수많은 인파가 오갔으나 경찰의 보안수사 「덕분」에 말쑥한 양복차림을 한 범인들은 인파속에 파묻혀 버렸다.

이웃한 YMCA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행인들도,뒷골목에 빽빽이 들어찬 술집과 음식점을 드나들던 사람들도 강도사건이 난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미용실이 들어있는 건물1층 로얄제과점주인 정모씨는 『이곳에서 17년동안 영업을 하고 있지만 강도사건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경찰이 신고 즉시 적극적으로 공개수사를 했더라면 범인들의 추적이 용이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쫓기는 자들이 챙긴돈이 떨어지면 최후의 발악으로 또다른 범행을 할것은 뻔한 일이다.

수배된 구로사건의 김태화 등은 광주ㆍ서울 등에서 살인을 저지른 흉악범들이다.

경찰은 무엇이든 쉬쉬하는 악습을 빨리 버리고 공개수사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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