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방소 앞두고 대소 우호표명/체제변혁과 무관… 국내선 보수 고수북한이 관영언론을 통해 소련의 개혁정책에 대한 공식적 지지를 표명한것은 동구변혁이후 계속돼온 소련의 개방압력과 외교적 고립을 타개키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의 페레스트로이카 지지 표명은 소북한간 과학기술 협정체결기념 논평이란 형식을 빌리고 있으나 소련 당중앙위 전체회의 개막과 시기를 같이했다는 점에서 대소 접근을 위한 포석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북한 정무원 기관지 「민주조선」과 당기관지 노동신문은 5,6일의 소련 당중앙위 전체회의에 즈음해 각각 4일과 5일자 논설을 통해 소련의 개혁추진과 성과를 찬양하고 사회주의 재건과 경제발전을 위한 양국의 연대를 강조했다.
소련이 당중앙위 총회를 통해 개혁을 가속화할 것이 확실한만큼 미리 페레스트로이카를 지지해 줌으로써 대외적 압력을 줄이고 소련 지도부의 지원을 얻으려는 속셈인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차우셰스쿠의 몰락이후 위기의식을 공유해온 중국이 전인대 개막을 앞두고 이붕 총리,양상곤 국가주석등 보수파 지도부의 사임설이 나돌고 있어 초조한 입장인데다 김일성이 4월께 권력승계와 경제지원을 논의키 위해 소련 방문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소련에 대한 우호적 입장전환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하지만 북한의 페레스트로이카 지지입장 천명을 곧바로 북한 노선의 변화조짐으로 해석하는것은 시기상조인 듯하다.
단지 국제정세를 감안,개혁이란 대세를 현실로 인정한것에 의의를 둬야할것 같다.
북한은 동구의 개혁정책에 대해 사회주의적 배신행위라고 비난해오면서도 88년 소련과 중국의 고위관리가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이들의 개혁정책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며 차우셰스쿠 정권이후 집권한 루마니아 신정부를 인정하는등 외교적 차원에서는 상당한 융통성을 보여왔다.
하지만 낙후된 경제와 외교적 고립이란 내외의 압력을 받아온 북한은 생존을 위한 대외적 입장표명과는 달리 국내적으로는 여전히 주민통제와 체제단속을 강화해온게 사실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번 북한의 페레스트로이카 지지 표명은 소련의 개방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일뿐 체제 전체의 변혁과는 무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산당 일당독재의 포기와 복수정당제 채택을 가져오게될 개혁정책은 북한의 주체사상과 보수사회주의 노선을 통한 체제유지에 치명적일수 있기 때문이다.<이재열기자>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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