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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인구」처리에 루마니아 골머리/차우셰스쿠 인구증가정책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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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인구」처리에 루마니아 골머리/차우셰스쿠 인구증가정책 후유증

입력
1990.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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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원마다 내버린 아이 “만원”/해외 입양 추진등 효과 못거둬/“낙태 자유”도 약품부족 혼란만독재자 니콜라이ㆍ차우셰스쿠의 인구증가정책의 여파로 저연령층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개혁이 시급한 루마니아에 또다른 시련을 안겨주고있다.

차우셰스쿠는 노동력의 부족을 메우고 생산성을 향상시킨다고 오는 2천년대 루마니아 인구를 2천3백만명에서 3천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설정,지난 66년 산아제한과 낙태를 불법화하는 소위 「포고령 7백70호」를 발동시켰다.

모든 기혼여성들은 45세까지 5명의 자녀를 두도록 권장하는 한편 아기가 없는 부부에게는 세금을 물렸으며 피임약의 제조ㆍ수입을 금지시키고 낙태를 원할 때는 국가의 허락을 받도록 했다.

루마니아 정부는 또 피임법 해설서는 국가 기밀서적으로 분류,일반국민들이 읽는 것을 금지시켰으며 학교에서 성교육도 못하게 했다.

또 국민의 성생활에까지 개입,주단위 섹스 횟수와 피임 유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출산예정일이 지났는데도 아기를 낳지 않으면 이를 엄하게 추궁하기도 했다.

정부의 강력한 출산정책에 따라 원하지않은 임신을 하게된 일부 부인들은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3∼4개월분의 월급에 해당하는 돈을 내고 병원에서 몰래 임신중절 수술을 받기고 했다.

비밀수술비용이 너무 들자 자가수술을 시도하다 사망하거나 부작용으로 고생한 부인들도 많았다.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낙태수술 실패로 사망한 부인은 연 8백∼1천명에 달했다.

차우셰스쿠 정권 전복이후 낙태가 자유화되자 요즘 부쿠레슈티의 큰 병원 산부인과에는 하루평균 1백여명의 부인들이 몰려들고 있으나 의료장비와 약품이 모자라 아우성이다.

철저한 인구증가시책으로 67년 신생아 출생률이 그전해에 비해 2배나 증가했으며 66년∼76년 10년 사이에 신생아 출생이 무려 40%나 늘어났다.

인구가 급증하자 이에따른 부작용이 발생,부모들이 「원치않은」 자녀들을 내다버려 전국의 고아원이 초만원 상태였다. 또 출생한 아이들이 자라나 80년대초부터 실업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22세 성인남녀의 숫자는 고용능력의 2배에 달해 가뜩이나 경제난에 시달려온 루마니아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차우셰스쿠는 편법으로 고아를 외국에 「수출」하는 한편 고아출신 청년들을 셰큐리타테(비밀경찰)로 채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 차우셰스쿠 정권을 붕괴시키는 데는 이들의 힘이 컸다.

차우셰스쿠의 인구정책 후유증은 엄청나다.

인류 최후의 질병이라는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이 85년 루마니아에 최초로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3백71명의 환자가 생겼으나 이중 2백68명이 3세 이하의 어린아이다.

최근 6개월간 AIDS로 숨진 영아(4개월∼3세)만해도 33명이나 된다.

루마니아의 의사들은 어린이들의 AIDS 감염률이 이처럼 높은 이유를 아직 밝혀내지는 못하고 있으나 AIDS에 걸린 부모가 낳아 내다버린 어린이들을 고아원이나 병원에 수용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사태가 이쯤에 이르자 단ㆍ에나체스쿠 보건장관은 최근 세계각국에 AIDS의 확산을 막기위해 1회용 주사기와 실험기구를 지원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루마니아의 어린이 사망률은 유럽에서 최고로 높아 1천명당 25명꼴로 각종 질병에 걸려 숨지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을 치료할 의료진과 시설이 극히 부족해 사망률은 갈수록 높아지고만 있다.

독재자의 유산을 처리하기에 골머리를 앓고있는 루마니아 임시정부는 최근 고아들의 해외입양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그것은 구우일모에 불과하다.

60,70년대 「베이비붐 세대」의 어린이들이 이미 성인으로 자랐기 때문에 이들이 결혼해 자녀를 출산하게 되면 인구는 엄청나게 늘어나게 된다.

이런 「에코 베이비붐」현상을 막기 위해 루마니아 임시정부는 적극적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그 결과는 아직 미지수이다.<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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