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ㆍ중ㆍ고교의 교실을 보면 미국의 장래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지ㆍ부시 미국 대통령이 새해 연두교서를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부시대통령은 초ㆍ중등 교육을 개혁해 2천년까지는 초ㆍ중등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실력을 세계 제일로 만들기 위한 야심적인 교육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한다. ◆부시대통령은 새 교육개혁정책을 밝히면서 이 정책이 성공하려면 연방정부의 교육투자를 늘리는 일만으로 부족하다면서 학교ㆍ선생ㆍ학생ㆍ학부모가 다같이 합심하고 새로운 각오로 임해 줄것을 당부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을 확대하고 있는 미국에서 초ㆍ중등교육의 수월성이 크게 뒤지고 특히 수학과 과학분야에서의 실력이 일본등 외국학생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소리가 들린 것은 꽤 오래전부터의 일이다. ◆고교생의 자퇴율이 30%나 된다는 사실만봐도 미국교육이 직면한 위기상황의 심각성은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우리가 놀라워하는 것은 새 교육개혁의 내용이라기 보다는 미국인들의 교육에 대한 자세이다. 미국이 20세기에 들어서서 세계를 이끌어온 1등국가로 부상한 이래 그 지위가 위협당할때면 항상 근본원인을 2세교육의 잘못에서 찾으려한다는 점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위기상황을 따져본다면 우리야말로 훨씬 더 하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고교입시 연합고사를 치른 중3생들(서울시교위 산하)의 학력(합격선)이 지난해보다 남학생은 14점,여학생은 13점이나 떨어져 74년 평준화실시이래 최저였다고 한다. 외국대학생들에 비해 우리의 대학생들이 책을 가장 적게 읽는다는 비교치도 있어 놀란적이 있었다. 이제는 중학생들의 학력마저 뚝 떨어졌다니 이를 어찌 교육의 위기라 아니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데도 문교부는 이에대한 대책은 커녕 걱정마저도 하지 않는 눈치다. 우리교육정책이 해야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각급 학교 교육의 수월성을 높이는 일이다. 그를 위해서 파행적인 고교평준화를 빨리 개선ㆍ보완해야 한다. 그리하여 양질의 고교졸업자를 배출하고 그들의 취업이 보장될때 지금처럼 너도나도 대학의 문을 두드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교육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의 교실을 더 냉철히 들여다 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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