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지방을 제외한 전국이 온통 눈더미에 파묻혔다.첨단장비를 갖춘 기상대가 사전에 미처 예보하지 못한 이번 눈사태는 1백㎝를 넘는 강릉지방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기상관측사상 최고의 적설량을 기록하면서 곳곳에 설해를 몰고 왔다.
그러나 이번 폭설이 관측사상 유례없는 기상이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일부 지역의 피해,도로불통,교통정체 등이 없지 않으나 이 정도로 견디어 낸 것은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제까지 갑작스러운 기상이변에는 으레 대형재난사고가 뒤따르곤 했지만 이번 폭설에는 그래도 어지간히 대응했다는 느낌이다.
또한 갑작스런 적설로 사상 최악의 교통지옥이 예상되었던 31일 아침 수도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출근길이 거북이걸음으로 시간이 걸리기는 했으나 예상보다 혼잡하지 않았다.
2∼3㎝의 적설에도 온 도시의 교통이 완전 마비되곤 했던 상황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었다.
이것은 첫째로는 눈이 많이 내리기는 했어도 날씨가 포근했고 둘째로는 낮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여 폭설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으며 셋째는 폭설에 대비한 행정당국,홍보기관,시민들의 협조가 잘 되었기 때문이었다.
행정당국이 관계공무원의 비상근무,위험지역의 교통통제,지하철의 증편운행,출근시간의 연장결정 등 폭설에 대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했고 텔레비전,라디오 등 전파매체가 정규방송,임시뉴스 등으로 기상정보와 홍보사항을 신속히 전달했으며 시민이 손수운전 자제,장비 철저점검,대중교통수단 이용을 위한 조기출가 등으로 적극 호응한 것이 돌연한 기상이변을 비교적 수월하게 견뎌 넘길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폭설은 충분한 대응책을 갖추기만 하면 어떠한 재난과 이변이라도 최소한의 피해와 희생으로 견뎌내고 막을 수 있다는 귀중한 교훈을 우리에게 남겨 주었다.
아직은 커다란 피해없이 견뎌내기는 했지만 우리의 대응태세중 미흡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첨단장비를 도입하여 예보체제를 개선했다고 하는 중앙기상대가 폭설을 사전에 감지하여 주의보나 경보를 내리지 못한 것이 그 하나이며 비상상황이란 감각으로 더 적극적인 대응을 했어야 했다는 것이 그 다음이다. 또 30일 밤 기상정보 전달에 힘썼던 텔레비전등 전파매체도 더 많은 임시뉴스로 보다 신속하고 기민하게 교통정보를 전달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리고 출근시간의 변경조치는 있었지만 근무시간의 단축등 적극적인 고려도 해봄직 했다.
어떻던 이번 폭설은 재난이란 대비태세에 따라 그 결과는 현저히 달라질 수 있음을 다시 일깨워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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