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분단국중 동족의 상호방문을 실시한 선구자는 단연 독일이다. 중국,남북한 등이 서로 문을 닫고 있을 때도 동서독은 제한적이나마 친족방문을 허용했었다. ◆동서독이 본격적으로 인적교류의 문을 연 것은 브란트총리의 동방정책 선언 후 1970년 초에 체결된 기본조약이 계기가 됐었다. 양측은 이 조약에서 경제 문화 예술 우편 등의 협력과 교류를 촉진키로 한 것. 조약체결 후 지난 20여년간 연인원 4천여만명의 서독인이 친족방문 관광 문화 예술 교역관계 등의 명목으로 동독을 다녀왔다. 이러한 갖가지 교류들은 작년 11월9일 동독이 베를린장벽 철거와 국경선 개방을 선언케한 밑거름이 된 것이다. ◆이와 달리 양쪽의 민간인들이 교류의 문을 열게한 케이스는 중국. 70년대 중반부터 민간인들이 제3국을 통해 친척방문차 본토를 몰래 다녀오는 사례가 늘어나자 세계 제2의 외화보유국으로 부상한 자유중국은 경제력에 자신감을 얻어 87년 11월 공무원과 군인외 모든 국민의 본토방문을 허용했다. ◆2년 2개월이 지난 지난주로서 본토를 다녀온 대만인 총 수가 1백만명을 돌파했다. 2천만명의 대만인구중 20명에 한명꼴로 다녀온 것이다. 자유중국측으로선 「사회주의 40년의 대륙」을 직접 보게함으로써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국민에게 톡톡히 교육시킨 셈이 됐다. 그러나 이들을 과감하게 받아들인 북경 정부측의 포용력도 마땅히 평가해야만 할 것이다. ◆독일,중국과는 달리 남북한관계는 45년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녹을 줄을 모른다. 우리측이 동서독 장벽제거에 힘입어 남북간의 자유통행과 통신협정을 제기하자 저들은 있지도 않은 남쪽의 군사장벽부터 허물라고 억지를 부려 안타깝게 하고 있다. 작년에 대학 종교 문화 예술단체들이 통일원의 승인을 얻어 남북교류를 제의했지만 지금까지 북한은 단 한건도 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그들의 최우방이자 형님나라인 북경 정부의 포용정신을 언제쯤 본받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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