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난 24일 가고시마(녹아도) 우주공간 관측소에서 인공위성 뮤제스A(MusesA)를 쏴올려 미ㆍ소에 이어 달궤도에 진입시킬 세번째 나라가 됐다.「비천」이라고 이름지어진 뮤제스A는 달에 관한 여러가지 실험자료를 보내오는 이외에 달의 중력을 이용해서 궤도나 속도를 변경하는 기술을 습득함으로써 적은 연료로 멀리까지 위성을 보낼 수 있는 연료절약형 항법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됐다.
이같은 연료절약형 항법은 작년 여름 미국의 혹성탐사기 보이저 2호가 사용,12년간의 항진 끝에 해왕성에 접근하여 갖가지 미지의 우주의 영상을 보내와 우리를 감동시켰다.
일본이 이처럼 무비무한의 우주탐사를 가능케 한 것은 고도로 축적한 과학기술,특히 로켓 발진장치에서,컴퓨터,통신장비에 이르기까지 그간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쉬지 않고 쌓아올린 기술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미ㆍ소에 이은 세번째의 달궤도 진입은 일본의 우주과학기술이 정상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우주탐사의 목적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우주의 생성과 기원에서 우주자원의 활용,더 가깝게는 기상,통신,군사정보수집및 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할 수 있다. 그래서 흔히 현대의 국력으로 상징되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달위성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일본의 전례없는 방위력 증강,미국이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서 보다 많은 안보역할을 일본에 떠맡기려 하고 있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지난 10월에는 그렇지 않아도 「평화감시나 자국민보호를 위해」 자위대의 해외파병 운운의 얘기마저 들렸던 뒤끝이다.
일본은 금년 방위예산 4조6천8백억엔이라는 이미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의 국방예산을 책정해놓고 있는 군사대국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고수해온 전수방위개념으로부터 1970년 소련의 위협을 구실로 지역방위로 고쳤고,또 90년부터는 전진방위로 방위개념을 변경했다.
우주탐사는 인류공동의 과제이다. 따라서 좀더 많은 나라가 이 연구에 참여해야 하고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또 기술도 서로 나누어야 한다.
일본은 그렇지 않아도 국력에 비해 기아,질병 등 세계문제 기여에 인색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면서 그의 헌법에 걸맞지 않게 군비를 늘려나가고 있다. 엄청난 무역흑자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더 값싼 외국의 로켓이나 위성을 구입하지 않고 자체위성으로 달궤도까지 진입시킨데는 그 나름의 뜻이 있겠지만 이런 모든 것을 또다른 대국주의의 시도로 보고 있는 이웃들이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