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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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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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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산업화사회에 있어서 텔레비전,라디오 등 전파매체가 지닌 대량전달의 효과는 한마디로 엄청나다. 보도와 오락의 두가지 기능중 보도기능에 있어서는 텔레비전,라디오 등의 전파매체와 신문ㆍ잡지 등의 인쇄매체가 상호경쟁하고 있다고 하겠으나 오락기능에 있어서는 완전 독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텔레비전에 출연한 가수는 당장 주가가 치솟고 전파를 탄 노래는 즉시 히트곡이 되어 군계일학과도 같은 위치에 뛰어 오른다. 이처럼 막강한 위력을 지닌 만큼 전파매체는 어느 개인이 멋대로 좌지우지 할 수 없는 사회의 공기가 되어야 하고 그 종사자들에게는 어디까지나 공정무사한 입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드러난 방송사 연예PD들의 수재사건은 종사자들이 재물의 유혹에 놀아남으로써 사회의 공기로서 방송의 체통과 공신력을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관련 PD들의 분별없는 처신 말고도 이번 사건에 충격을 더해주는 것은 이와 비슷한 불미스러운 일들이 과거에도 빈발했고 PD와 가수의 유착관계가 소문을 널리 펴졌었는데도 막상 방송내부서는 아무일 없는 듯이 있다가 검찰의 연예계폭력 수사과정서 비리의 환부와 부패의 치부가 드러났다는 점이다. ◆검찰의 수사가 미치기 전에 방송이 자체적으로 이러한 치부를 제거할 수는 없었을까. 방송이 자체적으로 치부를 도려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방송사 주변에 무성했던 소문으로 미루어 낌새를 차리지 못했다고 할 수는 없겠고 그렇다면 무사안일에 흘러 자정능력을 게을리했거나 연예PD와 인기가수들의 인간적인 관계를 참작하여 그 정도의 수재는 크게 문제삼을 수 없다고 본 탓인지도 모른다. ◆6명의 PD가 구속되고 수명이 입건되고 또 다른 수명이 수배되자 동료 PD들이 집단사표를 제출했는데 이들의 집단사표 역시 관점에 따라서는 묘하게 보인다. 이번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스스로 바로잡지 못한 것 하나만으로도 방송관계자들은 국민앞에 머리를 들 수 없는 형편이다.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체제와 자세를 바로 잡아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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