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ㆍ수출ㆍ자유시장체제 중시해야우리말에 보면 「참숯」이니 「참깨」니 하여 다른 명사 앞에 「참」이라는 단어를 붙여 품질이 썩 좋은 것이란 뜻으로 사용한다. 이에 반하여 「개살구」 「개떡」등은 「개」라는 단어를 붙여 맛이 좋지 않은 살구 또는 떡은 떡이지만 볼품없는 떡을 의미한다.
이 두가지 접두사를 경제에도 적용하여 보면 경제활동을 「참경제」와 「개경제」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 이때 「참경제」란 훌륭하고 고질의 경제활동을 의미하고,「개경제」는 바람직스럽지 못하고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경제활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같이 경제활동을 「참경제」니 「개경제」니 하고 굳이 구분하는 것은 우리가 지난 30년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하다 보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경제활동 속에 「참경제」의 요소뿐 아니라 바람직스럽지 못한 「개경제」의 요소까지 스며든 것 같은 걱정이 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90년대를 시작하면서 우리경제가 지향해야 할 「참경제」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고 앞으로 경제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를 설계해 보아야 하겠다.
먼저 「참경제」의 첫번째 요건은 원가가 저렴하고 품질이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즉 오늘과 같이 세계가 하나의 경제권이고 시장인 상황하에서는 특히 생산을 잘해야 잘 살 수 있다는 것은 기본명제라고 할 수 있다.
경제대국인 일본만 보더라도 제조업에서 먼저 세계를 석권한 후에 금융이나 기타 서비스업에서 성장을 기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경제의 요즈음 경향을 보면 제조업은 골치 아픈 사업이라 피하고 대신에 재테크나 골프장 같은 여가산업과 서비스산업으로 자금이나 인력이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의 극단적 경우로 대만에서는 작년 한햇동안 40만명의 근로자가 직장을 그만두고 폭등하는 증권시장에서 시세변동만을 쳐다보는 풀타임 투자가로 변신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근 서버스 부문의 임금상승과 더불어 제조업 부문으로부터 서비스 산업으로 인력이동이 기업에서 피부로 느낄 정도로 심각하다고 한다.
이와같이 기업들이 제조업을 멀리하고 근로자들도 제조업부문 이외로 빠져 나가는 것은 제품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참경제」의 측면에서는 가장 바람직스럽지 못한 현상으로서 앞으로 경제정책에서 다시 한번 제조업을 우대하는 시책이 시급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유흥서비스 부문의 영업시간 제한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참경제」의 두번째 요건으로 우리경제에서의 수출을 들지 않을수 없다. 이는 국민총생산의 30%가 해외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경제에서 수출이 감소되거나 부진한 것은 앞으로 경제성장에 큰 문제로 제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89년 한햇동안 우리의 수출은 전년도 대비 2.3% 증가율에 그쳐 최근 30년 기간중 가장 낮은수준에 머물렀고,더욱이 원화기준으로는 수출이 오히려 전년대비 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나라의 무역수지는 궁극적으로 국내저축이 국내투자를 초과하는 금액에 해당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작년 우리 주위의 급속한 소비수준의 증가와 이에 따른 저축률의 저하는 자연히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현상을 초래하였다.
만약 89년에 국민전체의 소비수준이 그렇게 급속히 증대되지 않았더라도 무역수지는 전년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 경제성장의 열쇠는 아직도 수출이라는 관점에서 수출을 촉진하고 국내소비의 무절제한 확대를 막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끝으로 「참경제」는 그 세번째 요건으로 경제운용에 있어서 개인의 사유재산 욕망과 인센티브에 입각한 이윤추구의 동기를 경쟁의 개념과 융합시키는 자유시장경제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자유시장경제의 기본이념이 결국은 개인에게 깊숙이 내재되어 있는 본능을 자생적인 힘으로 하여 열심히 노력하고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에게 더많은 이득이 돌아가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사회의 부를 증식시키는데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유시장경제의 창당을 위해서는 관주도 경제에서 파생되는 사업의 인허가제도나 진입장벽 등이 과감히 제거되어야 할 것이다. 즉 비근한 예로 왜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하나의 국내항공사만을 유지하여야 했는지 또는 자본시장은 공개하겠다고 하면서 증권회사의 설립은 허가제로 해야 하는지 등이다. 오히려 정부는 자유시장경제하에서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고 공해 등 국민적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려면 우선 바람직스러운 경제정책의 방향이 정립되어야 할 것이며,이를 위해서는 「참경제」의 의미를 음미하고 분석함으로써 경제구조가 비뚤어지는 것을 자연스럽게 막고 우리경제가 「참경제」로 나아갈 수 있는 경제운용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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