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우셰스쿠 목숨건 투쟁… 유혈혁명땐 성난군중 달래/“개혁불만” 구국위 탈퇴… 정국변수로 등장차우셰스쿠치하의 루마니아에서 가장 용기있는 반체제 인사였던 도이나ㆍ코르네아 여사(60)가 구국위원회를 탈퇴,루마니아 과도정부가 큰 타격을 받게됐다.
구국위원회의 정당변신 발표에 때맞춰 탈퇴를 선언한 그녀는 구국위원회의 개혁노선을 신랄하게 비난하고나서 점차 민중의 지지를 잃고 있는 구국위원회의 존립에까지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그녀는 탈퇴선언을 하면서 『구국위원회가 행정과 경제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과도적 관리자역에 머무르지 않고 모든것을 가로채려 한다』며 『구국위원회가 필요로했던것은 나의 「인기」였지 결코 「의견」이 아니였다』고 비난했다.
모두가 침묵하고 있던 87년11월 프랑스 TV와의 회견을 통해 차우셰스쿠의 학정을 고발했던 코르네아 여사는 루마니아 유혈혁명과정에서 성난 민중을 달랠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인물이었다. 트럭위에 가설된 임시연단위에서 시민들에게 안정을 호소하던 그녀의 모습은 「거리혁명」의 한단면으로써 아직도 세계인들의 뇌리에 뚜렷이 새겨져있다.
구국위원회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그녀가 이 단체를 떠날 결심을 한것은 이미 오래전부터였다.
그녀는 『구국위원회의 지도자들이 내심 고르바초프식 완만한 경제개혁과 국가통제의 견지를 획책,민중의 진정한 욕구와 배치되고 있다』고 말해왔었다.
또 구국위원회는 정권의 안정을 위해 40년간 누적된 구체제의 청산작업을 머뭇거리고 있다고 개탄했다.
구체제의 슬로건과 다를바 없는 기사가 버젓이 신문에 실리고,공장에서는 근로자들을 침묵시키며 단결권을 방해하는 현상,구체제에 대한 진정한 반성없이 일부 하수인들만 「속죄양」으로 만들뿐 공산당과 세큐리타테(비밀경찰)의 골격은 그대로 두려는 생각등도 큰 불만이었다.
그녀의 구국위탈퇴는 과거의 악에 물들지 않은 젊은이들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반체제 활동을 시작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는 것이어서 루마니아의 장래에 또다른 변수로 등장할수도 있다.
서부 클루지주 클러프대의 프랑스어 강사였던 그녀가 반체제 인사로 변모한 계기는 학생들에게 「반사회주의적」인 서구철학과 종교서적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권유했다는 이유로 강사직에서 해임된 것이었다.
해임된 이후 체포와 가택연금이 되풀이되는 모진 박해속에서 그녀는 투사로 변모해갔다. 민중의 패배주의적 무저항을 끊임없이 비판했으며,88년에는 차우셰스쿠에게 압제적인 당기구 폐지와 개혁을 촉구하는,당시로서는 목숨을 건 것이나 다름없는 대담한 공개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1백81명의 프랑스 국회의원들은 코르네아 여사가 구국위 탈퇴를 선언한 다음날인 24일 그녀를 90년도 노벨평화상후보로 추천했다. 또다시 고난의 길을 선택한 그녀에게 격려를 보낸다는 뜻이 담겨있는 것이다.<파리=김영환특파원>파리=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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