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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위상(거대 신당정국: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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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위상(거대 신당정국:2)

입력
1990.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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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기반 확대로 통치력 강화/신당 순항여부ㆍYS 「자기몫」 요구가 변수/민정계보 대권따라 분화 땐 힘 약화 추측거대한 집권신당의 총재를 맡을 노태우대통령의 향후위상은 어떻게 될까. 노대통령의 위상은 3단계의 시기적 구분에 따라 변화될 것으로 보이며,매단계마다 김영삼민주당ㆍ김종필공화당총재의 위상과 밀접한 함수관계를 나타낼 것 같다. 노대통령 위상의 변화는 바로 신여권의 권력구도변화를 의미하며,결국 두 김총재가 갖는 권력지분의 양과 반비례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추론은 김민주총재가 그야말로 민주주의 발전과 국가 장래를 위해 신당창당에 「몸을 던졌다」고 보기에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대목이 적지않기 때문에 연유되는 것같다. 김공화총재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3자간에 향후의 권력배분에 관한 합의가 어떤 형태로든 있었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두김총재는 현재의 단계와 노대통령 퇴임 1년 전까지의 단계,그 다음으로 본격적인 차기정권경쟁의 준비단계 등 3단계의 시기에서 그에 맞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노대통령의 위상은 당초의 「민정당존속」보다도 퇴임 1년 전부터 더욱 급격히 저하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진다.

첫번째,현재의 단계에서 노대통령은 행정부수반과,국회를 완전장악한 집권당의 총재로서 6공출범 2년만에 가장 확실한 통치권을 갖게 됐다. 대통령으로서의 위상이 한층 강화된 셈이다. 더구나 30년 정통야당의 보스이며 막강한 정치력을 가진 김민주총재와,오랜 집권경험과 정치적 기반을 다져온 김공화총재를 신여권의 권력구도에서 상하관계를 맺음으로써 노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은 더할나위없이 탄탄해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노대통령은 이번의 3당합당에 의한 정계개편으로 자신에 대한 일부 국민들의 의구심을 상당부분 제거했으리라 여겨진다. 지난 2년간 「물태우」 또는 「허태우」의 소리를 들으면서도 특유의 인내를 보여온 노대통령의 저력이 유감없이 드러났다고도 평가되어질 만하다.

노대통령은 또한 『40년간의 숙제인 정치적 안정기반을 비로소 구축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2∼3년간의 정치적소용돌이와 그로 인한 경제난국 초래,사회적 갈등현상의 증폭은 이같은 긍정적 평가를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노대통령의 위상과 관련해 부정적 시각으로 신당창당을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치적 기반구축과 통치력의 강화는 형식적인 면에서 관찰되는 것이며 내용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그들의 견해는 한마디로 3당의 통합으로 노대통령의 통치권이 삼분화됐다는 데 응축되어진다. 이와 관련해 김민주총재와 김공화총재가 『이제부터 국정은 3인이 공동으로 책임을 질 것』이라고 한 말을 유의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두 김총재,특히 김민주총재는 향후의 국정운영에서 상당한 지분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신당의 운영에서부터 정부요직의 인사권에 이르기까지 자기몫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당창당 후 대표최고위원직을 맡을 것이 확실시되는데 이 경우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이 종전의 상명하복관계인 민정당 대표위원과는 영향력이나 실세면에서 하늘과 땅의 차이를 나타낼 것은 명확하다. 1ㆍ22 청와대 3자회담에서 5인대표위원제안을 김민주총재가 끝까지 반대해 전당대회 때까지 노­김­김 3자공동대표안으로 낙착을 본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시사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노대통령과 어느 정도까지는 동등한 입장을 강조하려는 대목이다.

두번째 단계,즉 신당이 본격궤도에 진입하고부터 노대통령 퇴임 약 1년 전까지에는 신당이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에 따라 노대통령의 위상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신당은 철저히 구민정ㆍ구민주ㆍ구공화 3대계파로 운영될 것이며 3대계파의 당세지분 과다에 의해 노대통령위상의 높고 낮음이 판가름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당내에서 구민정계파는 가장 광범위하고 강력한 조직을 가질 것이나 응집력이나 실전대응에서는 구민주 구공화계파에 비해 상대열세를 면치 못할 것같다.

더구나 두 계파는 가장 확실한 대권주자를 갖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구민정계파는 중진인사들끼리 차기 또는 차차기를 노리고 분화작용을 벌일 것이 예상되고 있다.

노대통령도 이에 대비해 여러가지 복안을 갖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러 복안중의 하나로 구민정인사중 젊고 유능한 신진인사를 계파의 보스로 키울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박철언정무1장관이 관심의 표적이 되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박장관이 노대통령의 의중을 그대로 실천에 옮겨 3당합당작업을 주도한 핵심인물이라는 점은 이런 점에서 상당한 뉘앙스를 준다. 그는 김윤환ㆍ이춘구ㆍ이종찬ㆍ이한동의원과는 달리 재편될 신여권의 핵심인물로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높다. 그러나 박태준대표의 저력 또한 만만치 않아 앞으로의 국면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통치권의 분화현상이라는 가설,또한 두 김총재의 시간과 비례한 세력확장의 가능성 때문에 일부에서는 『노대통령이 민정당을 넘겼다』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노대통령과 여권의 신당추진세력은 차기정권 경쟁에서 민정당 단독으로 승산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어쩔 수 없이 두 김총재를 끌어들였을 수도 있다.

세번째 단계인 차기정권경쟁 준비시기,즉 내각제개헌을 완료한 뒤부터 노대통령의 위상은 레임덕현상까지 겹쳐 급격히 저하될 것이라는 분석은 따라서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대세의 흐름과는 동떨어지기는 해도 이번 정계개편 과정에서 나타난 노대통령의 발언은 자신의 위상과 관련,다소의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 노대통령은 불과 12일 전의 연두기자회견에서 『인위적이고 성급한 정계개편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했는데,결과적으로 틀린 말이 돼버렸다. 참모들의 실수라 할 수 있지만 이런 실수가 겹치는 것은 그의 향후위상과 관련지어볼 때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않은 것이다.〈이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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