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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일과… 「합당굳히기」 분주/선언 이틀… 3당의 당내 정지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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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일과… 「합당굳히기」 분주/선언 이틀… 3당의 당내 정지작업

입력
1990.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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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수용… 이해따른 설전도/호남ㆍ충청 등 지구위장은 신상 걱정 민정/“여당 속 야당” 민주화 달성 앞장다짐 민주/거의 순응… 원외 불만등 한때 어수선 공화민주자유당(가칭)으로 합당하는 민정ㆍ민주ㆍ공화 등 3당은 합당선언 다음날인 23일 청와대회담에 따른 당내정리작업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민정당은 소속의원및 원외지구당 연석회의등 각종 회의를 열어 합당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고,민주당은 정무회의에서 합당을 의결했으며 공화당은 원외위원장들에게 합당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이날 3당에서는 원외위원장들의 일부 반발이 있었으나 대국적인 합당 대세에 크게 거스르지는 못하는 분위기였다.

▷민정◁

○…민정당은 이날 시도별 지구당위원장 조찬간담회와 사무처요원 결의대회,지구당위원장및 당소속의원 결의대회,국책평가및 자문위원회의 등을 잇따라 열고 노태우대통령의 신당추진방침에 전폭적인 지지를 다짐하는등 정계개편의 「굳히기 작업」에 박차.

시도별 지구당위원장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정계개편의 당위성과 명분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을 표시. 그러나 평민당과 이해가 맞물려 있는 호남지역과 민주ㆍ공화당이 주로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부산ㆍ경남ㆍ충청지역,그리고 가장 많은 원외위원장들이 속해 있는 서울지역 지구당위원장들은 개편추진작업의 비밀성과 개편의 후유증및 신당지구당 조직과정에서의 마찰 우려 등을 3∼4시간에 걸쳐 문제점으로 집중거론.

호남지역 위원장들은 『호남의 고립화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지역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호남에 평민 이외의 다른 정치세력이 들어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자신들의 정치적입지약화를 한 목소리로 우려,이들은 제도적인 대비책으로 ▲중선거구제 도입 ▲호남인재등용의 제도적 장치마련 ▲호남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호남출신 대표위원 임명 등을 건의키로 하고 지연태의원등 3명이 박태준대표에게 이같은 입장을 전달.

충남지역 위원장들은 신당지구당 위원장 선출에 있어 경선제도입을 건의했고 K,N위원장 등 10여명은 이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신당불참및 무소속잔류」 의사를 표시하는 등 강경자세.

이에 대해 박준병사무총장은 지구당조직은 현역의원에게 우선권이 있음을 강조하면서 『위원장들이 보유한 조직은 어차피 친여조직인데 그들이 여러분과 운명을 같이하겠느냐,신당이 되면 어차피 그쪽으로 갈테니 반발하지 말라』고 엄포성 경고.

서울지역 간담회에서 한갑수위원장(동작갑)은 『3당이 모임으로 해서 과거 민주당의 신ㆍ구파 갈등이 재연될까 우려된다』며 『앞으로 상도동이 「제2의 청와대」,청구동이 「제3의 청와대」가 돼 국정의 혼란과 정국불안이 초래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지 않느냐』고 지적. 이에 대해 대다수 위원장들도 동감을 표시하면서 의원정수의 확대와 신당추진위에 서울출신 1명 포함과 신당추진 과정의 공개 등을 요구.

상오의 간담회에서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의 불만이 미리 걸러진 탓인지 하오의 지구당위원장및 당소속의원 연석회의에서는 2명의 원외위원장이 발언을 했을 뿐 노대통령의 결단을 지지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는등 예상 외로 순조롭게 진행.

이날 대회는 민정당간판 밑에서 열리는 사실상의 마지막 연석회의라는 점에서 시종 무겁고 침울하기까지 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는데 이영일위원장(광주서갑)과 한갑수위원장으로부터 전남ㆍ서울지역 위원장간담회 결과를 전해들은 박총장은 『창당추진위를 3당이 5대5대5로 했으나 민정당이 주도적 입장에 있으므로 인원 때문에 문제가 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

이에 앞서 이날 상오 열린 사무처요원 결의대회에서 박총장은 사무처요원들의 결의가 있고 난 뒤 참석자들과 악수를 청했으나 1백여명의 참석자중 80여명은 박총장이 서 있는 정문을 피해 뒷문으로 빠져나가 불만을 「행동」으로 표시.

▷민주당◁

○…민주당은 3당합당 선언을 한 청와대회담 하룻만인 22일 의원총회및 정무회의 합동회의에서 전격적으로 합당을 공식 의결해버리는 초특급 행보를 보였다.

이날의 전격 의결절차는 정당법과 당헌에 따라 전당대회와 중앙상무위로부터 차례로 위임받은 정무회의의 권한에 따른 것으로 절차적 하자는 없다는 지도부의 설명이지만 일부에서는 『최소한 중앙상무위라도 거쳤더라면 사안의 무게에 더 어울렸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그러나 합당의결이 정무회의를 거친것은 전체 정계개편 시나리오 속에 마련됐던 예정수순이라는 후문인데,회의 발언자중 몇몇이 「바람」을 잡은 뒤 마지막 발언에 나선 이인제의원이 정식동의

이의원은 『신설합당 드라마는 이제 막을 올린 데 불과하다』며 신속한 절차를 강조하고 정무회의에의 위임권한을 설명한 뒤 『총재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토록 의결하자』며 동의를 했고 김총재가 구두로 『이의 없느냐』고 물어 만장일치.

이의원이 합당의결동의안을 내는 순간 노무현의원이 전당대회 의결을 주장하는 발언에 나서려 했으나 「정무위원이 아니기 때문에 발언 자격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동의안 자체에 대한 반대 발언은 전무.

이날 정무회의 의결이 더욱 전격적으로 느껴진 것은 회의가 의원총회와 합동회의 형식으로 열려 전날 청와대회담에 대한 당내의견 수렴작업으로 여겨졌기 때문인데,결과적으로 의원총회는 정무회의의 들러리가 된 셈.

의결당시 총34명의 정무위원중 최형우 김동규(외유중) 김성룡 김종배위원이 불참했고 김상현부총재는 그에 앞서 『김총재의 결정에 따를 수 없다』고 밝힌 뒤 자리를 떠 29명이 참석.

모두 3시간30여분 동안 계속된 이날 회의에서 김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이번 결정에 관해 사전에 누구와도 상의못한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민주당 소멸에 대한 착잡함을 표시한 뒤 『그렇지만 정치는 선택이고,선택에는 둘이란 없고 하나뿐인 것』이라고 결단의 심경을 재차 피력.

김총재는 『집권당이 간판을 내리게 되는등 유례없는 수소폭탄같은 결정에 어리둥절해하는 국민들도 상당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 민주당은 국가 경영과 책임을 공유하게 된 만큼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민주화 완결에 더욱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

이어 발언들은 대부분 김총재의 뜻을 전폭 지지한다는 내용이 주류인 가운데 노의원과 김부총재 두사람은 「민주개혁작업의 불가능」 「야권통합소신」을 각각 들어 합당에 따르지 않을 뜻을 표명.

한때 야권통합을 내세우며 부정적 입장이었던 박용만 황낙주의원은 『이상만으로 달음박질칠 수는 없다』 『민정당이 간판을 내렸으니 이제 5공 뿌리 위의 6공은 막을 내렸다』며 김총재를 지지했고 황명수부총재는 『이제 여당 속의 야당으로 신당의 주도권을 잡고 구호로만 외쳤던 민주화를 위해 앞장서 실천하자』고 다짐.

또 신영국의원은 『마치 시합에 출전도 않고 금메달 딴 기분인데,이 때문에 혼돈이 오지만 낙오자가 없도록 하자』고 결속을 강조했고 백남치의원은 「주체적 참여」를 부각시켰으며 조홍래정무위원은 『결과적으로 민정에 흡수되지 않도록 통합준비 5인대표를 힘을 다해 뒷받침하자』고 신당내 주도권을 역설.

▷공화◁

○…김종필공화당총재는 상오엔 원외지구당위원장들과,하오엔 당중앙위운영위원들과 각각 간담회를 갖고 사실상의 「당조직 정리작업에」 착수.

1백12명의 원외지구당위원장 거의 전원과 소속의원등 2백여명이 참석한 이날 상오의 간담회는 대부분의 「주요 공화당식솔」이 한자리에 모였음에도 불구,다소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

김총재는 신당창당의 당위성과 경위등을 간략히 설명하면서 『외롭고 힘들더라도 더 노력해-달라』고 당부한 뒤 『지난 21일 소속의원들은 흔쾌히 모든 일을 나에게 일임했으니 여러분도 추인해주길 바란다』고 요청.

김총재는 원외위원장들의 「필요 이상의 기대」에 못을 박으려는 듯 『지금까지 그랬듯이 마음의 지원 외엔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스스로 손에 흙을 묻히면서 비교우위를 차지해달라』고 주문.

위원장들은 주로 김총재의 결단을 「구국적 용단」이라고 말한뒤 동지들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읍소하는 모습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야당이 없어진 마당에 추인의 박수를 칠 수 없다』면서 『끝까지 혼자 지구당을 지키겠다』고 소리를 쳐 오히려 큰박수를 받기도.

성남의 한 위원장이 『남편과 사별했다고 자식들을 버리고 혼자 살 궁리만 하는…』이라고 목청을 높이자 저지의 욕설과 응원의 소리가 뒤엉켜 장내는 한때 소란. 그러자 사회를 보던 최각규사무총장이 재빨리 산회를 선언.

간담회가 끝난 뒤 김총재는 평소처럼 당사에서 점심을 시켜 먹으려 했으나 이를 취소하고 위원장들과 함께 식사.

당직자들이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당사에서 식사할 것을 권유했으나 김총재는 바지를 걷어보이며 『솜내의를 입고 왔으니 염려마라』면서 굳이 위원장등 1백여명과 함께 식사.

이날 점심식사는 「목청높이던 합당반대론자」들이 불참해서인지 화기애애했고 김총재는 지구당위원장들에게 「전별금」조로 금일봉을 전달.〈정병진ㆍ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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