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얻은 여소야대인데 야합인가”/비장한 분위기속 “투쟁” 목소리 드높여/일부선 기득권 양보한 신당결성 주장평민당은 23일 상오 여의도 의원회관1층 중회의실에서 의원ㆍ당무지도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신당을 「야합에 의한 공작정치」로 규정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한 뒤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날 회의는 3시간여에 걸쳐 비공개로 진행되며 비장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는데 김대중총재는 이날 인삿말에서 자신이 정치적 위기에 처할 때마다 사용해온 「인동초」론을 역설하면서 당의 결속을 거듭 강조했다. 발언요지는 다음과 같다.
▲김대중총재=이 나라 정치에 대한 슬픔과 비애를 금할 수 없다. 아무런 당위성도 없고 긴박한 이유가 없음에도 모처럼 얻은 정치안정을 스스로 깨려고 하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이것이 우리 국민이 가진 불행한 운명의 시작이라는 생각도 든다.
합당 명분으로 통일을 내세우는데 그것은 박정희씨가 이미 써먹은 낡은 수법이다. 반통일적 세력이 통일을 내세워 1당독재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서두를 필요도 없고 당황할 필요도 없다. 침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제2의 유신쿠데타 음모를 온국민과 더불어 분쇄해나가야 한다.
어떻게 얻은 6ㆍ29이고 어떻게 얻은 여소야대인데 야합을 한단 말인가. 노정권은 그나마 남아 있는 평민당을 붕괴시키기 위해 특정지역 사람을 대거 등용하고 당내외에 온갖 침투파괴공작을 하고 있다. 나도 귀가 있고 듣는 게 있다.
평민당은 책임이 없지만 살신성인의 심정에서 모든 의원이 의원직을 총사퇴,국민의사를 물어보아야 한다. 저들이 우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민운동을 전개,국민여론,국민 힘에 의해 3당합당에 의한 1당독재 음모를 굴복시켜야 한다.
이제부터는 평민당이 얼마나 단합해 이 난국을 돌파해나가느냐와 국민반응이 관건이다. 추운 겨울을 견디면서 봄이 되면 가장 먼저 꽃이 피는 승리의 꽃 인동초같이 앞으로의 각종 선거에서 승리하자.
지난 88년 4ㆍ26총선 당시 나는 패배감에 젖어 걱정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굴복,총재에서 물러났지만 결과는 야당통합도 안되었고 걱정하는 사람들의 탈락만 자초했다. 당시 당내에서 흔들리지 않았던들 1백석은 획득했을 것이다.
이제 사면이 포위된 채 전투가 시작되었다. 포위망 밖에서 격려하는 사람들도 있으므로 나를 믿고 협력ㆍ단결한다면 승리의 축가를 부를 수 있다. 실패할 경우 총재로서 기꺼이 책임을 지겠다.
승리하기 위한 절대적 요건은 당의 결속과 여러분의 협력이다.
▲김원기총무=공안정국 때부터 민주ㆍ공화가 민정에 추파를 보내면서 평민당을 고립화시키려고 한다는 정보를 갖고 있었는데 이제 현실로 나타났다. 공안정국에 맞서 싸울 때 권력쪽에서는 평민당이 저항할수록 고립될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끝까지 싸워 극복해내었다.
▲이찬구의원=이번 보수대연합은 작은 여당이라는 콤플렉스와 제2ㆍ3야당이 야합해 만들어낸 3인4각의 삐걱거리는 출발이다.
평민당이 급진좌경정당이라는 오해를 받을 언사나 행동을 할 경우 거대여당에게 보혁구도의 구실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자.
▲양성우의원=이번 민정ㆍ민주ㆍ공화 대야합은 반민주적ㆍ반역사적 파쇼쿠데타이다. 김종필총재는 언급할 가치조차 없으며 김영삼총재의 변신은 후안무치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양심적인 민주당내 일부 의원들에게는 찬사를 보내자. 당내 민주적 논의의 통로를 확대하고 내부결속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예수의 슬픔은 제자들을 의심하면서부터 비롯됐다고 한다.
▲채영석의원=김총재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 평민당은 이제 진짜 야당이 되었다.
▲이상수의원=이번 보수대연합은 파쇼세력과 사이비 민주세력의 야합이고 망국적 지역감정을 정권유지를 위해 다시 부추기고 있다.
반민주세력의 장기집권전략ㆍ민중생존권 억압ㆍ평민당을 지역당으로 고착시키려는 의도를 분쇄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득권을 양보해 신당을 만들 수도 있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박병일당무지도위원=1당독재로 끌려가는 3당야합을 보면서 6ㆍ29가 사기극임을 입증해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믿을 곳은 평민당뿐이다.
▲안동선당무지도위원=군사쿠데타는 군인만 하는 줄 알았더니 민간인도 하고 있다.
▲이협의원=야권통합문제로 보수연합세력이 노리는 계략에 빠져선 안된다. 질서있는 통합추진을 통해서만 우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당만 공중분해되고 민주세력 결집도 어려울 것이다.
▲최영근부총재=어제 총재단회의의 위임내용을 처리하자.
▲한영수당무지도위원=총재단회의 결의내용중 평민당의 의원직 사퇴는 사리에 맞지 않다. 의원직 사퇴는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를 한 사람이 해야지 왜 우리가 하느냐. 범민주세력을 단합시키기 위해서는 구심점이 있어야 하는데 평민당이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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